롯데제과 A과장은 요즘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에 싱글벙글이다. 회사 창립기념일인 지난 4월 초 장기근속 20년 포상금으로 현금 대신 금 75g(20돈)을 받은 게 절묘한 선택이었다. 현재 국내 금 도매가격은 3.75g당 19만8000원으로,A과장이 금을 지급받은 이후 6개월 동안 17.6% 뛰었다.

금값 얘기만 꺼내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는 롯데그룹 직원들이 부쩍 늘었다. 대부분 롯데 계열사들은 장기근속 포상금으로 근속 5년이나 10년째부터 5년 단위로 미니 골드바를 지급하는데,국제 금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제과는 매년 창립기념일에 5년 근속자에게 18.75g(5돈)을 지급한 뒤 근무기간이 5년씩 늘어날 때마다 18.75g씩 더 준다. 30년을 계속 근무했다면 이 직원이 지금까지 받은 금은 총 393.75g(105돈)에 이른다. 회사 관계자는 "1967년 회사 창립 직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금 포상 제도를 도입했다"며 "생산직에는 30년 근속자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금값에 상응하는 현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장기근속을 기념하는 포상금이라는 생각에 골드바를 택하는 직원이 많았다.

롯데칠성음료도 창립기념일에 근무 5년째부터 5년 단위로 금을 제공하고 있으며,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근속 10년째부터 5년 단위로 미니 골드바나 금값에 상응하는 롯데상품권을 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금 시세가 올라가면서 근속 포상용 상품권 지급액도 크게 높였다. 11월15일이 창립일인 이 회사는 작년엔 10년 근속자에게 금 37.5g(10돈)이나 16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제공했지만,올해는 상품권 금액을 190만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