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우리나라 성장률을 장기적으로 5.6%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 25만개를 만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6일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 중심으로 한.EU FTA 효과가 크며 향후 15년간 EU에 대한 무역수지흑자가 연평균 3억6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성장률 5.6% 상승효과 기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이 6일 공동 발표한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EU FTA 이행은 FTA가 없을 경우와 비교하면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장기적으로 최대 5.6%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단기적으로는 교역 증대 및 자원배분 효율 개선 등으로 FTA가 없을 경우에 비해 실질 GDP가 0.1% 증가될 것으로 분석되지만, 장기적으로 자본 축적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실질 GDP 증가율이 최대 5.6%에 이를 전망이다.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하락, 소득 증대 등을 통해 늘어나는 후생 수준은 GDP 대비 3.8%(32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고용은 최대 25만3천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적으로 수출입 변화 등에 따라 취업자가 3만명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자본축적과 함께 시장 개방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경우 취업자 증가 규모가 25만3천명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산업별로는 농수산업 취업자가 1천명, 제조업이 3만3천명, 서비스업이 21만9천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15년간 EU에 대한 무역수지는 연평균 3억6천100만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대EU 수출이 25억3천만달러 늘어나는 데 비해 수입은 21억7천만달러 증가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농업에서 향후 15년간 대EU 무역수지는 연평균 3천100만달러 적자, 수산업에서는 240만달러 적자가 예상되지만 제조업에서 연평균 3억9천500만달러 흑자가 전망됐다.

◇제조업 생산 연평균 1조5천억원 늘어
한.EU FTA로 인해 향후 15년간 대EU 수출은 연평균 25억2천만달러, 수입은 21억3천만달러 늘 것으로 평가됐다.

수출은 자동차(14억1천만달러), 전기전자(3억9천만달러), 섬유(2억2천만달러), 수입은 전기전자(4억3천만달러), 기계(3억8천만달러), 정밀화학(2억9천만달러) 순으로 늘 전망이다.

관세 철폐에 따른 순수출 증가 등으로 제조업 생산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1조5천억원 수준의 증대 효과가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산업의 생산 증가 효과가 1조9천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기계 업종은 2천456억원의 생산 감소가 예상됐다.

농업 분야의 대EU 수출은 연평균 700만달러, 수입은 3천75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사과, 배, 간장 등이 수출되고 돼지고기, 낙농품 등 축산물을 중심으로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 부문 생산 감소액은 연평균 1천776억원이며 이 가운데 축산업의 생산액 감소가 연평균 1천649억원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수입 증가와 가격 하락은 쇠고기 수요 감소와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산업 분야 수출은 연평균 1천36만달러, 수입은 1천273만달러 늘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황다랑어, 생선묵 등의 수출이 증가하고 골뱅이의 수입이 늘 것으로 추정됐다.

수산업 분야의 생산 감소액은 연평균 94억원으로, 일반해면어업의 생산이 연평균 42억원 감소해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감소가 가장 큰 어종은 넙치류로 연평균 26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법률 서비스 강화 기대
한.EU FTA를 계기로 한국과 EU 금융시장의 상호진출이 활성화되고 금융시장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상업적 주재에 대한 포괄적인 개방을 통해 유럽 금융사의 국내 진출이 촉진되고, 국내은행의 유럽시장 진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선진금융사들의 영업기법 유입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소비자 후생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EU 회원국 변호사 자격 소지자가 국내에서 국제공법 및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허용됨에 따라 소비자 측면에서 고급법률서비스의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됐다.

국내 로펌들의 선진 법률서비스 노하우 습득 및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내 법률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문화 면에서는 시청각 공동제작협정으로 향후 15년간 연평균 103억원의 생산유발효과, 46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해외 저작권자에게 추가 지급해야 할 저작권료가 향후 20년간 평균 22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통신 분야는 협정 발효 2년 내에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간접 투자를 100%까지 허용했으나 그에 따른 국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진입 확대 등으로 국내시장 규모 확대, 소득 증가 및 요금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건 산업 분야의 대EU 수출 및 수입 증가 효과는 각각 5년 연평균 1천600만달러, 1억100만달러로 예상됐다.

이로 인한 보건산업 생산 감소액은 연평균 893억원으로 추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