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돌파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1500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장종목 10개 중 4~5개는 코스피지수가 1500일 때 주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코스피지수 1500선을 돌파한 작년 7월24일(1502.59포인트) 대비 이날까지 주가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686개 종목 중 271개(39.5%)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도 10개 중 5개꼴인 505개(54.0%)가 당시 주가에 못 미쳤다.

지난 1년3개월간 코스피지수는 400포인트나 올랐지만 개별 종목을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심지어 증권사들이 '매수' 추천한 대교 키움증권 롯데칠성 환인제약 휴스틸 LG하우시스 등도 1500선 당시 주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뚫고 1900선까지 올라오는 동안 주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경기 관련 대형 성장주들만 올랐다"며 "그 결과 업종 · 기업규모별 주가 차별화는 더욱 심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 흐름을 잘 짚고 '길목 지키기'에 나선 일부 개인투자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추격 매수로 별 재미를 못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형 현대증권 영업부 지점장은 "개인들은 1900선을 넘은 지수를 보며 더욱 허탈해한다"며 "수익이 났으면 한번쯤은 차익을 실현해 주식매매 회전율이 높아질 시점인데 여전히 손실 상태여서인지 매매도 별로 없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 단기 급등에 따라 부담이 높아지는 국면이어서 소외된 저평가 가치주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허 본부장은 "지수 부담이 커질수록 싼 종목을 찾게 된다"며 "저평가된 우량 가치주라면 좀 더 인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