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내수 확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 2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동아시아경제학회 주최 제12차 국제학술대회 강연에서 "수출 주도형 성장을 지속해 온 아시아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역외 수요 충격에 매우 약하다"며 "글로벌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에 따라 금융 및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가 도약하려면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등 소비 여력을 늘려야 한다"며 "생산성 향상을 통한 내연적 성장을 추구하고 환경보호와 경제 성장이 선순환되도록 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시장 통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구축하는 데 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선진국들도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신흥개도국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아시아 경제는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아시아 경제가 세계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이 4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