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집단 협업 방식이 주목 받고 있다. 트위터 등 SNS가 활성화되고 카메라 마이크 등이 부착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면서 이용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모으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가리켜 '소셜 소싱(social sourcing)'으로 부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인터넷에서 이뤄지던 기존의 집단 협업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 부른 데 빗댄 것이다.

◆스마트폰,트위터로 '서울의 소리' 모아

문화예술단체 '문지문화원 사이'가 진행하고 있는 서울의 소리 수집 프로젝트 '서울 사운드 맵 캠페인'은 국내 대표적인 소셜 소싱 사례로 꼽힌다. 서울 사운드 맵 캠페인은 PC와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서울의 일상을 모아 일종의 '소리 지도'를 만들자는 프로젝트다. 참가 방법은 간단하다. 영국의 위치기반서비스(LBS) '오디오부'에 자신이 녹음한 소리를 언제 어떤 소리인지 간단한 설명과 함께 올리는 것이다.

지난 6월 말 시작된 이래 서울 사운드 맵 홈페이지(som.saii.or.kr)에는 강남구 포이 공원의 소나기 내리는 소리,마포구 시장 상인들의 호객 소리,홍대 카페에서 이뤄진 소설가 배수아씨의 강연,심지어 한강변의 하수도 파이프가 진동하며 울리는 소리까지 100개가 넘는 소리들이 모였다.

어떤 소리가 올라왔는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실시간 공유와 전파가 가능하다. 트위터에서 특정 주제어를 모아서 볼 수 있게 하는 해시태그(#Hashtag) 기능을 이용해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트위터상에서 바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김지연씨(28)는 "대부분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트위터를 활발히 이용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SNS · 즉시성 · 멀티미디어가 특징

소셜 소싱이 기존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던 크라우드 소싱과 다른 점은 △SNS를 통해 맺은 관계망을 통해서 협업체에 참여하고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며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소리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적 특성 등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상의 집단 협업은 주로 홈페이지와 메신저를 통해 이뤄졌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대표적이다. 위키피디아는 홈페이지에 자신이 직접 내용을 편집하거나 관련 내용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는 방식으로 정보가 공유된다. 참여자를 모집하는 통로도 홈페이지 게시판으로 크게 제한된다. 사진 음향 자료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직접 확보하고 편집할 수 없기 때문에 카메라 등 외부 기기를 이용하거나 다른 이가 만든 자료를 써야 한다.

스마트폰과 SNS를 이용한 집단 협업은 사뭇 다르다. 협업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참가자를 모으는 과정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한다. SNS에서는 관계망을 타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파되기 쉽다. 트위터의 경우 다른 이의 메시지를 퍼나르는 리트윗(RT · retweet) 기능이 활성화돼 있다.

미국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가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대개 '약한 유대의 힘'을 통해서라고 분석했던 것처럼 '온라인 지인'인 팔로어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트위터 이용자들이 '거위의 꿈' 등 유명 가요를 직접 부른 음성파일을 한데 모아 일종의 온라인 합창으로 바꾸었던 '트위터 떼창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례다.

즉시성도 소셜 소싱의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전파된다. 추석 연휴 기간 서울 경기 지역의 집중호우 상황은 트위터에서 즉각 공유되고 퍼져나갔다.

이용자들이 현재 있는 지역별 강수 상황과 피해,교통 정보 등을 올리면 다른 이용자가 리트윗 기능을 이용해 퍼나르는 방식이었다.

◆해외에서도 소셜 소싱 사례 늘어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런던 지하철이 24시간 파업에 들어간 지난달 초 런던 전역을 표시한 지도 위에 이용자들이 뉴스 사진 동영상 등을 올리고 실시간 교통 상황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BBC 뉴스 콘텐츠를 근간으로 다른 런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 런던 지도 위에 교통상황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국 노동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했는데 오디오부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 영국 전역의 선거 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일종의 인터넷 선거 상황실을 설치한 셈이다. 노동당 지지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지역구 선거 운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