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가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무선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와이브로가 기여할 것이다. "

이석채 KT 회장은 30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인텔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초고속 무선인터넷 와이브로의 부활을 선언했다. 지난 5년간 80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도 가입자가 33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계륵 취급을 받았던 와이브로를 스마트폰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무선 데이터 용량을 처리하는 대안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도 와이브로를 이동형 와이파이(근거리 무선인터넷)로 쓰도록 하고,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와이브로용 단말기도 내놓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칩메이커 인텔을 끌어들였다.

그동안 와이브로 투자에 소극적이던 KT가 와이브로에 무게 중심을 두는 이유는 폭증하고 있는 무선데이터 수요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이폰 출시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KT의 무선 데이터량은 1년 새 3배가량 늘었다. 게다가 내년부터 태블릿PC 보급이 본격화되면 데이터 통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클라우드컴퓨팅 등이 확산되면 무선 데이터량이 급팽창하고 와이파이는 필수적인 통신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10월부터 전국 5대 광역시와 경부 · 중부 · 호남 · 영동 고속도로에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내년 3월에는 전국 82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와이브로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회장은 "와이파이 인프라처럼 무선 데이터 수요가 많은 해외에서도 와이브로망을 구축해주는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의 해외 수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내년 초 3세대 이동통신,와이브로,와이파이 기능을 모두 갖춘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내년 초에 와이브로 수신칩이 내장된 3~4종의 태블릿PC와 2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