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었던 코스피 상승랠리가 재개됐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10포인트 넘게 상승하면서 1870선도 넘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6거래일째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 상하이 지수가 약보합세로 출발하면서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상승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이은 연고점 돌파에 환호하면서도 걱정거리를 놓지 않고 있다. 바로 '주가 고점이 언제가 될 것인가'와 '증시가 상승할수록 터져나올 주식형펀드의 환매 강도는 얼마나 될까'다. 만일 모멘텀이 없이 10월 증시가 고점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차익실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동성 지속적으로 유입· 기업들의 이익수준 '레벨업'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호재가 있어서가 아니라 악재가 둔감해진 데에 따른 '안도랠리' 성격이 강했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와 국내로 흘러들어오면서 증시는 상승세를 더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까? 기업이익 증가라는 '보텀업(Bottom-up)'보다는 가치평가배수라는 '톱다운(Top-down) 접근에 근거해 분석할 수 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톱다운 분석을 바탕으로 12개월 목표 코스피지수를 2200으로 상향조정했다.주요 선행지수와 GDP 성장률 방향성, 채권·주식 수득률(Yield Ratio) 그리고 전반적인 수급여건상 주식시장은 가치평가배수가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한편에서는 보텀업 측면으로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국내 증시는 이익 안정성이 계기가 되어 상승 전환했던 시기(2006년말)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기업이익 증가율이 2분기 대비 크게 개선되지만 4분기 이익증가율은 3분기 대비 12%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청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이후 이익증가율은 이익 규모가 높아진 수준에서 평탄화될 것"이라며 "더구나 2007년 당시보다 이익 레벨 대비 주가 수준은 훨씬 낮다"며 추가 상승을 자신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 주가지수가 2004년 이후 안정적인 1000시대에 진입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가 상승 배경이 영업이익 증가율의 지속적인 상승 보다는 영업이익 절대규모의 안정적 성장에 따른 기업 경쟁력 강화였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의 척도는 영업이익 증가율에 있지 않고 레벨업 된 영업이익의 절대규모가 향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펀드환매 충격 크지 않다…환매 자금 랩으로 이동

증시가 호조를 보일수록 돈이 빠지는 곳은 투신권. 바로 펀드다. 2007년 4월부터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일년 남짓한 기간 동안 50조원이 증가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 기준으로 1550~2000 사이 유입된 자금이다.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환매로 유출된 규모가 20조원이 넘고 있다고 해도 아직 상당한 대기물량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환매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환매는 있으되 그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 181억원이 빠져나갔다. 15거래일 연속 자금유출세지만 유출금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김 연구원은 "펀드의 환매물량이 많다고 해서 이를 주가하락 내지는 추세반전 예고 시그널로 결론짓는 것은 성급하다"며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중 일부가 랩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펀드 환매를 통해 이탈한 자금의 일부와 여유자금 성격의 거액 자금이 자문사 및 증권사 랩상품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연초부터 7월까지 랩어카운트에 유입된 금액은 약 9조8000억원이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속될 것이며 주식형 펀드의 환매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순매수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 원화절상 기대 및 한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등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는 보다 확대될 가능성 있으나 상승세가 견조해지면 신규자금 유입으로 그 정도는 둔화된다는 것. 주식형 펀드 환매자금의 78%가 랩어카운트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돼 펀드환매의 증시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