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국립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국립대 법인화를 핵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단과대학장 직선제 폐지, 교육 및 연구성과에 연동되는 연봉제 도입 등이 주된 내용이다. 2016년부터 대학 입학정원이 교교졸업생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국립대부터 선도적으로 개혁을 시작해 대학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인 것 같다.

국립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는 이미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체 일반대의 14% 정도에 불과한 국립대는 그동안 국책사업 등 정부의 각종 재정적 특혜를 받아왔음에도 경쟁력은 갈수록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립대가 구조조정이 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립대 지배구조 개선도 진척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대 법인화 얘기가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지지부진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학장 직선제로 대학 사회가 정치판으로 변질되고, 대학개혁이 단과대 이기주의에 막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도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한마디로 국립대는 이 모든 구태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변화를 택하지 않으면 그 존재이유가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배구조를 바꾸고, 연봉제 등 경쟁적 환경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정부도 국립대 개혁이 더 이상 겉돌지 않도록 채찍과 당근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개혁과 변화를 택하는 대학에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