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생활물가'와 직결된 자동차 보험료를 최근 인상하는 과정에서 손해보험사들의 담합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28일부터 차 보험료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시작한다.

2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중순 께부터 자동차 보험료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이달 초 보험료를 올린 손보사들이 다음 달 또다시 전격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키로 했다"며 "자동차 보험료가 두 달 연속 올라가는 것은 전례가 없는 데다 인상률마저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해 담합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이달 초 자동차 보험료를 2~4% 인상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6월 자동차 정비요금을 최대 18% 올릴 수 있도록 인가하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AXA다이렉트 에르고다음다이렉트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등 온라인 손보사는 다음 달에도 보험료를 2.5~3.0% 올리기로 결정했고 일부 중소형 보험사도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공정위는 정비요금 인상 과정에 손보사들이 직 · 간접적으로 연관됐는지도 병행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비요금 문제는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상생의 문제"라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정비협회 등에 대한 담합 조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자동차 정비협회는 국토부의 정비요금 인상 결정 이후 지역 소속사들에게 최대로 인상폭을 결정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도 28일부터 AXA 에르고다음 현대하이카 더케이손보 등 4개 온라인 보험사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금감원은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는지와 함께 보험료 조정내역이 타당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의 합당성,사업비 책정과 집행 과정의 타당성,초과 사업비 관리 실태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다른 손보사에 대해서도 다음 주부터 자구노력 추진 실적,경영안정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서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 담합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종수 손해보험협회 홍보팀장은 "보험사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해선 보험개발원의 인상 요율 검증과 한 달 전 홈페이지 공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자동차 보험료 자율화로 14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어 담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작년 7월 이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인 72%를넘었고 일부 손보사의 경우 96%까지 올라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특히 온라인 손보사가 두달 연속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자동차 보험 비중이 95% 이상을차지해 손실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기열/강동균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