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4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추가 하락 가능성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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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4개월여 만에 1140원대로 장을 마쳤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종가보다 7원(0.61%) 떨어진 1148.2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18일 종가인 1146.6원 이후 4개월 9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약세 흐름과 아시아 주요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과 독일 경기지표를 세계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에 미국 뉴욕증시는 2%가량 올랐고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유로화 대비 큰 폭으로 내리며 위험자산 선호거래 분위기를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거래를 반영, 24일 종가보다 6.2원 하락한 1149원에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늘리며 한때 1146원까지 내려갔다.
1140원대 후반에서 주춤거리며 낙폭을 다소 반납하던 환율은 오후 들어서는 1150원선을 회복하며 한때 1151원까지 올랐다. 시장참가자들은 장중 환율 반등세를 외환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장 막판 다시 반등세를 1150원 바로 아래까지 다가갔으나 역외 매도세에 밀리며 114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46~1151원 사이의 거래 범위를 기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미 달러화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며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변지영 연구원은 "이날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 출발했으나 추가 하락은 여의치 않은 모습이었다"며 "심리적 지지선인 1150원 붕괴에 따른 부담감과 공기업 결제 수요가 하단을 지지한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외적 요인 등이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소폭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래쪽 흐름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의 상승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23포인트(0.77%) 뛴 1860.8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14포인트(0.23%) 상승한 486.29에 장을 끝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9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131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1.47포인트(1.39%) 오른 9603.14로, 대만 가권지수는 24.9포인트(0.31%) 상승한 8191.54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42포인트(1.41%) 오른 2627.97로 마감했다.
수급 면에서는 M&A(인수합병) 관련 수요 등이 있었지만 활발한 역외 매도세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M&A 관련 달러 수요도 있었지만 장 초반부터 역외 매도세가 장을 이끌었다"며 "외환 당국의 개입성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도 나왔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역외 쪽 물량에 밀리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16분 현재 1.346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4.21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