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低)출산,고령화,지구온난화 등 각종 사회 ·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스마트워크입니다. KT는 좀더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ing'를 붙여 스마트워킹이라고 부릅니다. 일하는 방식을 확실히 바꾸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죠."

석호익 KT 부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스마트워크는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보는 기존의 근무 형태를 벗어나 전화 회의,화상 회의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방식을 말한다. KT는 경기도 성남 본사에 스마트워크센터를 최근 개소한 데 이어 서울 서초동 사옥과 경기 고양지사 등지에도 다음 달 안으로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스마트워킹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변화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석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이 스마트워킹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스마트워킹은 단순한 '재택근무'가 아닌 일터의 혁명이자 기업 문화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도 비슷한 시도는 있었지만 가시적 성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스마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어떤 일에 미치지 않으면 원하는 것에 다다를 수 없다는 뜻인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일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사람은 그 일에 미쳐야만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워킹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의 혁신과 법 제도의 정비,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노사를 망라하는 조직 구성원의 인식 확산 등이 필요합니다. KT의 CEO인 이석채 회장께서 의지가 매우 강하고,우리는 강력한 네트워크와 컴퓨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킹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힘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

▼스마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힘써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7월20일 국가정보화전략회의에서 2015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30%가 스마트워크 형태로 근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저 출산,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하고 지구온난화 방지 등을 위해서 스마트워킹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첨단 IT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인사 등 제도적 기반 조성,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스마트워킹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고,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법 제도 개선 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도 필요합니다. "

▼스마트워크를 실행하는 데 보안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단순히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용회선을 적용하거나 가상사설망(VPN) 기술 등을 적용해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분당 스마트워크센터의 경우 KT 직원들은 인터넷으로 사내 IT 솔루션에 접속할 때 VPN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네트워크 보안과 관련한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워크와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내부 서버에 구축해 보안 문제에 완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스마트워크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까.

"빠른 협업과 의사결정으로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공간의 효율화,출장비 절감,임직원 만족도 향상 등의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 본 결과 분당 사옥에 임시 개설된 스마트워크센터에 출근한 직원들의 왕복 평균 출 · 퇴근 시간이 161분에서 58분으로 68%나 줄었습니다.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스마트워킹을 도입할 경우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직원의 비율은 무려 83%나 됐습니다. 앞으로 스마트워킹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만큼 우수 인재 확보와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KT가 스마트워크 관련 사업도 나서고 있는데요. KT만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KT는 WCDMA(광대역 부호분할 다중접속),WiFi(와이파이 · 무선랜),WiBro(와이브로 · 초고속 무선 인터넷) 등 '3W 네트워크'와 전국적으로 강력한 유선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를 저장,추출,관리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도 구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전국적으로 잘 갖춰진 사옥 등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강점입니다. 오랜 기간 스마트워킹 솔루션들을 연구해 왔으며 앞으로도 자체 운영 등을 통해 다듬어 나간다면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일 수 있을 겁니다. "

▼한국은 대면문화가 발달해서 스마트워크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일하는 방식이나 평가 등이 관계 중심에서 절차와 성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스마트워킹은 관리와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도 버려야 합니다. 일례로 KT가 처음 화상 회의를 도입할 때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되고 나니 반응이 좋았고,지금은 원거리에 있는 직원들끼리는 대부분 화상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사 영업팀장 회의,지사장 회의 등등 많은 오프라인 회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에 회의장을 개설하면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스마트워킹도 처음엔 반신반의할 수 있으나 곧 효과를 직원들이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

▼스마트워크 사업과 관련한 매출 목표를 말씀해 주신다면.

"올해는 기본적으로 스마트워킹 관련 운영 노하우와 기술들을 내재화하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공공 분야,기업 분야 등에 대한 컨설팅과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솔루션 사업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현재 매출 목표를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2015년까지 국내 100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KT의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