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6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지는 가운데 최근 2년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신흥아시아펀드와 인도펀드 등이 꿋꿋하게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를 고를 때 동남아시아와 브릭스(BRICs) 등 이머징국가들의 경기 사이클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등이 속한 신흥아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54%(24일 기준)로,20개 해외 국가 · 지역펀드 중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맵스아세안셀렉트Q1A'(45.32%)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NH-CA인도네시아포커스A'(35.99%) '삼성글로벌베스트동남아시아2(A)'(31.68%) 등도 30%대 수익을 냈다.

신흥아시아펀드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이들 지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인 데다 외국인 자금까지 몰려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다른 해외 펀드 중에선 인도(19.58%)와 중동 · 아프리카(12.31%) 친디아(11.26%)펀드가 연초 이후 10%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러시아(5.21%)와 브라질(0.22%)펀드는 부진한 상태이며 일본 · 중국 본토펀드는 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작년에는 브라질(112.06%)과 러시아(105.78%)가 해외 주식형 평균수익률(51.50%)을 두 배가량 웃돌며 전성시대를 누렸다. 당시만 해도 인도펀드(72.43%)는 양호한 성과를 냈지만 신흥아시아(57.40%)펀드는 중간치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강타했던 2008년에는 전 지역의 펀드수익률(-53.03%)이 반토막 났다. 당시 중국본토(-34.33%)와 북미(-43.32%) 일본(-43.78%) 유럽(-40.35%) 등은 손실폭이 작았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역 · 국가별로 경기 사이클이 다르기 때문에 매년 펀드 수익률도 변동폭이 크다"며 "금융위기 상황에서 큰 타격을 입은 이머징 시장은 경기 회복기에는 거꾸로 상승 탄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의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할 때 동남아 증시가 아직 고평가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단기 급등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신흥아시아펀드는 당분간 우수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브라질도 현재는 부진하지만 자원 부국이고,내수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향후 고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서정환/서보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