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국가 대신 도시가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국가적인 성격을 갖는 도시들의 경제수준은 선진국이라 불리는 몇몇 국가들보다 높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 뉴욕에는 연간 3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들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20만개에 달한다. 서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26명 증가하면 일자리가 1개 늘어난다고 한다.

도시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도시관광'의 중요성은 1990년대 중반 주로 유럽이나 북미 등의 선진국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유럽의 산업도시들 가운데 후기 산업사회 이후 쇠락해가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문화 · 관광산업을 원동력으로 하여 도시를 부활시킨 사례를 적잖게 찾을 수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시나 영국의 리버풀시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도시에서는 주요 산업이 쇠퇴함에 따라 급격히 몰락해 가는 도시를 살리고자,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광산업 프로젝트와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불러왔다. 그 결과 이들 도시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익증대와 고용창출 등의 경제성장은 물론이요,도심 자체를 하나의 쾌적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도시관광은 이미 도시 성장의 기폭제로 세계가 주목하는 핵심적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서울시 역시 2008년 서울 관광을 홍보하기 위해 관광마케팅 전문업체인 서울관광마케팅을 설립, 관광발전을 위해 여러 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서울시의 노력과 관심은 민선 4기 이후 서울의 브랜드 가치와 관광 경쟁력의 지속적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계경제포럼 발표 기준으로 2007년 42위에서 2009년 31위로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서울의 관광경쟁력은 국제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떨어지는 편이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 기준으로 아시아 7개국 중 관광경쟁력은 4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과 관광상품 개발,그리고 관광산업 전반에 걸친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최근 제3회 서울국제관광대전이 열렸다. 서울국제관광대전은 단순한 관광인들의 잔치만은 아니다. 서울국제관광대전의 궁긍적 목적은 국내외 관광업계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와 국제적 규모의 시상식을 통한 서울 홍보 및 도시관광산업의 성장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해외로부터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고,더욱 성숙된 도시관광 이벤트로 자리매김하는 게 과제다.

오늘날 세계 여러 도시들은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 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도시관광 산업을 신동력산업으로 삼고 있다. 도시관광 산업의 파급효과는 단지 경제적 이윤 창출을 넘어 도시공간을 재구성하고 사회 ·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생명력을 불러 넣는데 이른다. 도시관광 산업의 발전은 친환경적 인간중심의 도시공간을 창출해 관광객들에게 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에게도 양질의 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녹색성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서울이 문화 · 관광 중심의 국제도시로 거듭나려면 꾸준한 노력과 정성으로 온돌에 온기가 전해지듯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치밀한 계획과 과감한 투자,지속적인 정책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서울시가 민선 4기에서 주력했던 도시관광 정책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정책의 단절은 곧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온돌은 쉽게 달아오르지도,쉽게 온기가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영민 < 숙명여대 문화관광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