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이번 대회에 3위에 오른 김자영(19·동아오츠카)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깜찍한 외모 때문에 ‘자몽’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자영이 신인의 대담성을 무기로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때마다 선두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김자영은 대우증권 클래식 2위 등 최근 5개 대회에서 톱10에 4번 들었다.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프로암 때 왼손바닥이 벌에 쏘여 연습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김자영은 어릴 때부터 운동에 남다를 재능을 보였다.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시 수영 대표 선수로 뽑힐 정도로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긴장된 분위기를 잘 이겨내는 법을 터득했다”며 “약간 말라 보이지만 기초 체력은 잘 갖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김자영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어를 배우기 위해 뉴질랜드로 갔을 때 골프스쿨에 잠시 다녔다.귀국 후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본격 골퍼의 길을 택했다.“골프가 재미있고 또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 아빠와 상의한 뒤 골프에 도전하기로 했어요.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결정 같아요.”

김자영은 또래 친구에 비해 몇 년 늦은 골프 입문이었기에 이를 악물었다.전지훈련을 가서도 아침 조깅과 실전 라운드,오후 점식 식사와 연습,저녁 식사 후 다시 연습 등 쳇바퀴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그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데다 늦게 입문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며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금방 실력을 발휘한 건 아니다.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별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등학교 3학년 때 명지대 총장배에서 우승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KLPGA 드림(2부)투어에서 뛴 뒤 연말 정규투어 순위전에서 17위로 올 시즌 풀시드권을 확보했다.스폰서인 동아오츠카와의 인연은 그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 남영우 프로가 동아쪽에 소개해서 이뤄진 것이다.

김자영은 상반기 출전한 KLPGA 투어 6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커트 탈락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드라이버 아이언 등 샷감은 아주 좋았지만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연습 라운드 때까지만해도 모든 게 잘 됐지만 막상 대회 때 스코어는 늘 중하위권을 맴돌았다.그는 “샷은 좋았는데 성적이 안 받쳐줘 무척 답답했다”며 “역발상으로 ‘나는 샷이 좋으니까 하반기에는 잘 될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자영은 드라이버샷을 250야드 정도 날린다.아이언샷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샷감이 하반기에도 나쁘지 않다.무엇보다 최근 가장 좋아진 건 퍼트다.“어깨로 스트로크를 하고 볼 앞 5㎝ 지점을 타깃으로 퍼트를 하다보니 방향도 좋아지고 컵에 들어갈 확률도 많이 높아졌어요.”

김자영이 라운드 도중 자주 하는 생각은 ‘실수하지 말자’,‘티샷을 잘 못치면 두번째 샷에서 만회하자’,‘라운드에 집중하자’라고 했다.

김자영이 조윤지 허윤경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연초 목표인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