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일촉즉발이다. 환율전쟁이 무역 갈등을 넘어 통상전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자 중국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미 의회는 16일(현지시간) 지난해 2269억달러이던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올해 2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적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미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은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저평가 정책이 원인이라며 다시 중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미 상원과 하원은 이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일제히 촉구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지지 국가를 결집해 위안화 문제가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위안화가 25~40% 저평가돼 있다"며 "이 정도 절상되면 미국은 향후 2~3년간 50만개의 일자리와 500억~120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 개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3개월간 1.6% 정도에 그친 위안화 절상폭을 감안할 때 인식차는 매우 크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미국 철강 및 전자결제 업계가 중국 정부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중국에 대한 제재에 돌입했다.

그러나 훠젠궈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원장은 "양국 간에 무역전쟁을 피하려면 미국은 보복조치를 삼가야 한다"며 "미국이 강압적인 자세를 지속할 경우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은행도 "달러 가치의 변동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