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15% 안팎 축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와 부채상환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 예산편성 지침을 최근 실 · 국 · 사업소 등에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지난달 SH공사,서울메트로 등 산하기관을 포함해 작년 말 기준 19조5317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2014년까지 12조7039억원으로 35% 줄이는 등 긴축재정으로 내년 예산을 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강변북로 ·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와 월드컵대교 건설,신림~봉천 간 터널 공사를 2~3년 늦추고 중랑천 · 안양천 등 한강지천 뱃길 사업도 축소하거나 보류하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취득 · 등록세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7월까지 취득 · 등록세 수입이 예상치보다 15% 줄어든 1조7368억원에 불과한 데다 내년 세수 전망도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또 올해 6800억원을 차입했던 것과 달리 내년에는 6000억원을 갚을 예정이어서 내년 예산을 올해처럼 편성해도 다른 사업에서 1조3000억원을 깎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의 내년도 전체 예산은 20조~21조원으로 올해보다 4000억~1조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산하기관이나 25개 자치구 역시 시의 보조 · 지원 등이 줄어 예산 긴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