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첫선을 보인 'KOBA워런트(조기종료워런트)' 시장이 급성장세다. 하루 거래대금이 상장 1주일 만에 68.6배로 불어날 정도로 투자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상황을 관망하겠다던 증권사들도 속속 진출을 선언해 시장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KOBA워런트는 총 6041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전체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대금(2조2781억원)의 26.5%에 달한다. 상장 첫날 KOBA워런트의 거래대금은 88억원으로 ELW 시장의 0.9%에 불과했지만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상장 사흘째인 8일에는 전날(1643억원)보다 369.4% 급증한 7713억원어치가 거래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KOBA워런트는 기존 ELW에 조기종료(knock-out) 조건을 부여해 손실 폭을 상대적으로 줄인 새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ELW보다 '손실 위험이 적다'는 홍보가 효과를 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ELW보다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KOBA워런트는 유동성공급자(LP)의 변동성 조절 기능이 작아 투자자들이 보다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다"며 "홍콩의 경우처럼 시장 변동성이 높을수록 기존 ELW의 수요를 KOBA워런트가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관망세였던 증권사들도 참여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JP모간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이 LP 참여를 선언하는 등 주로 외국사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맥쿼리증권이 현재까지 18개의 상품을 상장하는 등 발행 품목도 늘고 있다.

하지만 거액을 단타 투자하는 '스캘퍼(scalper)'들이 옮겨오면서 시장이 초기부터 흐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양한 투자자가 호가를 내야 가격 구조가 건전해진다"며 "일부 상품의 물량을 스캘퍼들이 독점하면서 호가를 흐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KOBA워런트 역시 기초자산 등락에 따라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조언한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KOBA워런트를 채권 등 안전자산과 함께 투자하면 자신만의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운용할 수도 있다"며 "거액을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자산에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