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세균 민주당 전 대표는 12일 "이번 당 대표는 개인적 대권도전 야망보다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당의 통합에 앞장서는 사심 없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사심 없는 당 대표론'을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내에 최소 5~7명의 대선후보군이 만들어져서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대권 도전의 도약대로 삼고 있는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을 겨냥한 것이다.

▼공정한 대선 관리와 당을 위해 '꿈'을 희생할 수 있다고 했는데.

"현재로선 2012년 대선은 어렵다. 무조건 판을 키워야 한다. 대의를 위해 개인적 꿈을 희생할 수 있다는 각오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나는 배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집권할 수 있는 강한 민주당,하나로 뭉칠 수 있는 민주당을 이끌어갈 당대표를 뽑는 데 주력할 때라는 것이다. 사심 없이 판을 키운 후 누가 뛸지는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한 건 손학규 후보를 겨냥한 것인가.

"욕심이라는 건 자기가 꼭 뭘 해야겠다는 게 아니다. 욕심이 꽉찬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진입장벽이 생긴다. 아직 판이 제대로 안 선 상황이기 때문에 욕심이 없는 사람을 대표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

▼예비경선(컷오프) 1위를 두고 추측이 무성한데.

"내가 1등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거인단이 국회의원,지역위원장,지자체장 등 제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지 않느냐.내게 가장 큰 신임을 줬을 것이다. "

▼예비경선에서 예상과 달리 486 후보 3명이 모두 통과됐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뽑던 방식을 통합하면서 젊은 후보들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허점을 선거인단이 바로잡은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당대회 룰 개정 과정에서 (손학규 정동영 후보가) 야합한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다. 노 · 장 · 청이 잘 조화되는 게 바람직한데 새 룰에는 그런 허점이 있다. 이에 대한 반발이자 486그룹의 정신이나 역할에 대해 긍정 평가가 작용했다. "

▼상징성이 큰 광주에서 손학규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온다.

"광주가 원래 냉정한 곳이기 때문에 그냥 인기 투표하듯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투표에서는 인기보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겠나. "

▼연임 당 대표 전례가 없고 당원들의 정서적 거부감도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연임이 안 되는 건 대통령밖에 없다. (당 대표가) 연임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나. 연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

▼천정배 의원 등 경쟁자들은 정 대표 시절의 민주당을 최약체 야당이었다고 지적하는데 본인은 강한 야당을 만들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당을 하나로 만들어야만 강해질 수 있는데 제가 지난 2년 동안에 한지붕 네 가족이었던 민주당을 완전히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하나의 당으로 만들지 않았나. 그래서 정세균이 최고 적임자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

광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