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 이상 어제 뉴스가 인쇄된 신문을 찾지 않는다. 인기 드라마를 보려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도 재촉하지 않는다. 학교에선 종이 교과서가 사라지고 동영상이 나오는 전자 단말기로 수업을 한다. 《아이패드 혁명》이 몇 년 안에 일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장면들이다.

김광현 한국경제신문 IT전문기자와 9명의 IT 전문가가 쓴 이 책은 애플이 올해 초 선보인 9.7인치짜리 '물건'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팟이 MP3 시장을 뒤집어놓고,아이폰이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일개 소매상으로 전락시켜 버린 것 이상으로 아이패드가 통신 · 출판 · 신문 · 방송 · 광고 · 교육 · 게임 · 음악 등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저자들은 예상한다.

이들은 기대와 공포의 시선으로 아이패드가 단순히 첨단 기기가 아닌 '플랫폼'임에 주목한다. 책 PC 신문 등을 대신하는 정도를 넘어 이제껏 누구도 보지 못한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수억개에 이르는 콘텐츠 중에서 소비자는 맘에 드는 상품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입하고,판매자는 복잡한 유통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김 기자는 "19세기 말 마차시대에서 자동차시대로 넘어올 때의 변화 이상으로 세상은 요동칠 것"이라고 단언한다. "자동차로 인해 결코 마차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애써 자위하며 말발굽과 안장을 만들던 사람들을 빗대어,신문사는 곧 뉴스 경쟁에서 벗어나 심층 분석기사를 제공하는 '데일리 매거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패드의 화면비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아이패드의 9.7인치 화면은 4 대 3 비율의 브라운관 TV에 가깝다. 이것이 와이드로 제작된 비디오 콘텐츠 시청에 방해되지 않게 자막광고를 넣기 위한 애플의 의도라고 한다면 과민한 것일까. 아이패드 '쓰나미'가 수평선을 넘어오고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