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개체 인공교배해 줄기세포 대량복제 성공, CO2흡수량 획기적으로 높여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대량 흡수할 수 있는 우량 백합나무가 산림청(청장 정광수)이 개발한 체세포배(體細胞胚) 복제기술에 의해 대량 생산돼 보급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최완용) 생명공학연구팀은 최근 백합나무 우수 개체간 인공교배로 생산된 배아조직을 이용해 나무 줄기세포를 대량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성과를 이용하면 백합나무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수령 35년 기준)을 현재의 ha당 15.4CO2톤에서 23.9CO2톤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조림 수종인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의 연간 CO2 흡수량이 ha당 5.4~12.5t인 것과 비교하면 최고 4.4배나 많아지는 셈이다.

산림청은 이런 연구 성과를 보급하기 위해 9일 국립산림과학원과 남부지방산림청(청장 이창재) 주관으로 경남 창녕 대합면 소재 국유림 15만㎡ 에 체세포배 복제기술로 생산한 우량 백합나무 용기묘 3만 그루를 심는 행사를 연다.

체세포배 복제란 정자와 난세포의 수정으로 만들어지는 자연적인 종자 배와는 달리 수정과정 없이 접합자배(zygotic embryo)와 모양 및 기능이 비슷한 체세포배를 유도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체세포배 유도 기술을 이용하면 유전적으로 동일한 우량한 배(胚) 조직을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유전적 우수성이 검증된 소수의 선발 클론을 체세포배 복제기술로 대량증식 시켜 대규모 조림에 활용하는 것을 ‘클론 임업(clonal forestry)’이라고 부른다. 클론 임업은 생산성 향상효과가 30~60%로 매우 높아 미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산림 부국에서는 주요 수종(테다소나무, 라디아타소나무, 유칼리나무 등)의 대량 증식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은식 산림청 산림자원과장은 “우량 백합나무가 보급되는 데 대해 임업인들의 기대도 크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산림바이오순환림 조성 사업 성과를 높이고 녹색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이날 백합나무 클론 묘목을 바이오순환림 조성 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창녕 우포늪 생태관 회의실에서산주, 학계 및 관련 기관 담당자 등이 참여하는 세미나도 함께 열 계획이다.

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