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하고 경기 부양책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시리즈로 쏟아내지만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인 공화당이 관련 법안 처리에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동절인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6년간 도로,철도,공항 활주로 건설 및 보수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8일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찾아 기업의 연구 · 개발(R&D) 투자에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 경제전문가들을 인용,오바마 대통령이 클리블랜드에서 여기에 보태 더 큰 부양책을 제안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기업들이 내년까지 공장 신설이나 설비 구입에 나설 경우 투자비 100%를 비용 처리해주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가 현재 3~20년에 걸쳐 비용 처리해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2년간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 혜택이 될 것으로 백악관 경제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그러나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은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존 경기 부양책이 이미 실패로 판명된 이상 추가 부양책에 다시 국민 세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더 많은 부양책과 세금 인상,재정 지출은 필요없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민주당의 지출 남용을 중단시키기 위해 의회 권력을 민주당의 손에서 공화당이 되찾아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상원에선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차단할 수 있는 '슈퍼 60석'을 확보하지 못해 법안 처리가 힘들다.

이런 점을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은 밀워키 연설에서 공화당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공화당은 무조건 '노(no)'만 할 줄 아는 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늘이 푸르다고 하면 공화당은 아니라고 하고,물고기가 바다에 산다고 해도 그들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며 비꼬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