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TV로 영화를 보면서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 상태를 확인하고, TV를 통해 병원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이른바 가정 원격 진료가 가능해진다.

미래의 TV는 이처럼 가정생활 솔루션의 중추 역할과 함께 외부와의 소통에 있어 창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LG 경제연구원은 7일 ‘스마트TV가 그리는 미래TV’라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경쟁이 스마트 TV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스마트 TV는 홈 환경을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바꾸고 가정 내 일상생활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추 역할과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까운 시간 안에 각종 가정 기기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TV를 사용해 이 기기들을 모니터링,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영화를 보다가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의 충전 현황을 파악하고 외부인 방문 시 시청 중인TV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나아가 가정 내 모든 디스플레이가 홈 서버에 연결되고 UI(사용자환경)이 지능화되면서 TV를 통해 병원의 의사와 소통하며 진료를 받고 센서를 통해 체온, 혈압 등의 신체 정보를 전달하는 가정 원격 진료 또한 보편화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성근 책임연구원은 그러나 “이러한 미래의 모습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기기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스마트 홈 솔루션 기술과 다양한 입출력 신호들을 제어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UI 서비스가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TV가 홈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창 역할을 하면서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렇게 되면 친구와 함께 동영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화상 전화, 채팅을 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발전한다면 TV가 사용자의 안면, 홍채 인식 등을 통해 시청자를 식별하고 그에 따라 개인별로 맞춤형 정보를 추전하고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 경우에도 많은 기능이 TV 한 화면에 표시되면서 디스플레이를 더욱 대형화하고 이를 저원가로 생산하는 역량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은 또 TV가 홈 생활 전체에 관려하게 되고 기기 간 연동과 재미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고객 니즈가 맞물리면서 향후 TV는 홈 전체를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꾸며주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 예측했다.

즉 TV에 인테리어 요소가 가미되고 다른 디바이스, 가전들이 지능화돼 연동되면서 TV를 통해 동영상,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집안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

현재 가족 공유의 개념으로 가정 거실 내에 1대 설치되는 TV가 향후에는 숫적으로도 많아지고 사용 장소도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TV가 얇고 가벼워지면서 설치되는 장소는 기존의 거실 한 구석에서 벽, 천장, 창문 등으로 다채로워지게 된다는 것.

예컨대 식탁에서 보았던 TV를 개인의 방에 가져가서 편하게 설치해 시청할 수 있고 기존 거실에 정해진 위치에 있었던 대형 TV를 원하는 벽면에 손쉽게 거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원은 이밖에도 수많은 대체 디스플레이가 가정 내에서 TV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제조 업체들이 이러한 TV의 미래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TV의 대형화, 저가화, 폼팩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40~50인치 중심의 TV는 ·100인치 이상으로 대형화 될 것이고 10만원 대 이하의 초저가 ‘세컨드 TV’가 다양한 폼팩터 형태로 확산될 것이란 예상이다.

차별화된 UI 역량을 확보하고 하드웨어 요소 기술의 혁신을 꾀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TV가 스마트화 되면서 OS(운영체제) 탑재가 기본이 되고 고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CPU, 메모리 등의 고성능 칩 성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TV의 진화는 당분간 콘텐츠와 앱 발전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TV는 UI와 폼팩터 혁신, 개방형 웹 환경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