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김유혁 단국대 명예교수 "성왕의 덕목은 明ㆍ察ㆍ通…CEO들에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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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ㆍ인간개발硏 주최
조찬 세미나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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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CEO,리더가 되려면 제왕학적 관점에서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 김유혁 단국대 명예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초찬세미나에서 '제왕학적 관점에서 본 CEO의 덕목'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역대 중국에서는 47개국이 흥하고 망하는 과정에서 350명의 제왕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8개국의 흥망 과정에서 216명의 왕이 있었고,일본은 125명의 임금이 있었습니다. 어떤 덕목(德目)을 갖춘 제왕이 성공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지도자상이 잘 부각됩니다.
성공한 제왕의 행동강령은 명(明) · 찰(察) · 통(通)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명'은 밝은 눈과 귀를 말하는 명목달청(明目達聽)의 의미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환공(齊桓公)에게는 관중(管仲)이란 재상이 있었는데,그를 최고의 경칭으로 예우해 '중부'라고 불렀습니다. 제환공이 어느 날 관중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지금 춘추시대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데,앞으로 성왕(聖王)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관중은 장목(長目),비이(飛耳)를 갖춰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장목(長目)은 눈앞의 것에 만족하지 말고 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라는 말입니다. 비이(飛耳)는 인의 장막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왕의 생활로부터 궁궐 밖의 민생까지 들을 줄 아는 밝은 귀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잘 하면 밝고 투명한 정치를 해 나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찰'은 창왕찰래(彰往察來)로,지나간 일은 빛내고 미래를 살핀다는 뜻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도착 연설 첫마디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정책을 100% 지지한다는 칭찬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죠.
우리는 하의상통(下意上通) 상의하달(上意下達)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소통'을 의미합니다. 제나라 경공(景公)은 제환공 이후의 임금입니다. 그는 안영이란 훌륭한 신하를 두었습니다. 어느 날 제경공이 수렵을 나갔는데 산에서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이를 나쁜 징조라 여겨 산을 내려오다 늪에서 큰 뱀을 보았습니다. 이 역시 기분 나쁘게 여긴 제경공은 사냥을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안영은 흉조가 아닌 길조라고 했습니다.
호랑이가 산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뱀 또한 늪에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이니 잘못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불상스러운 것은 조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이유로,유현부지(有賢不知)를 들었습니다. 제나라에는 어진 인물이 많음에도 제경공이 이를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현불용(知賢不用)이라고 했습니다. 어진 사람이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그를 기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용현불임(用賢不任)입니다. 그 사람이 어질다고 했는데도 사람을 의심하고 일을 맡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3불상(三不祥)이라 했는데,제왕학의 유명한 일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제왕에게는 반드시 삼가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송나라의 유명한 철학자 장횡거(張橫渠)는 의(意) · 필(必) · 고(固) · 아(我)인 사절(四絶)을 제왕이 버려야 할 것으로 꼽았습니다. CEO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라고 하는 것은 내가 꼭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입니다. '필'은 기대충족을 속으로 숨긴다는 의미입니다. '고'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 것,'아'는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밝힌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요나라 때 농민들이 부르던 노래 중에 격양가(擊壤歌)란 것이 있는데,농민들은 "해가 뜨면 일하고(日出而作),해가 지면 쉬고(日入而息),밭을 갈아 먹으니(耕田而食),우물 파서 마시니(鑿井而飮),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란 내용입니다. 이는 임금의 존재를 전혀 모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선치(善治)임을 뜻합니다.
임금에게 세 가지 가장 큰 우환이 있습니다. 첫째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인재부득(人材不得)이요,둘째는 국가재용을 절도 없이 낭비하는 재용무절(財用無節)이요,셋째는 병력을 정병으로 기르지 못하는 병력무정(兵力無精)입니다. 그래서 강하고 승할 수 있는 도(道)인 강성지도(强盛之道)는 사람을 얻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제왕은 늘 좋은 사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이는 CEO의 인재 구하기와 상통합니다.
정리=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역대 중국에서는 47개국이 흥하고 망하는 과정에서 350명의 제왕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8개국의 흥망 과정에서 216명의 왕이 있었고,일본은 125명의 임금이 있었습니다. 어떤 덕목(德目)을 갖춘 제왕이 성공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지도자상이 잘 부각됩니다.
성공한 제왕의 행동강령은 명(明) · 찰(察) · 통(通)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명'은 밝은 눈과 귀를 말하는 명목달청(明目達聽)의 의미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환공(齊桓公)에게는 관중(管仲)이란 재상이 있었는데,그를 최고의 경칭으로 예우해 '중부'라고 불렀습니다. 제환공이 어느 날 관중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지금 춘추시대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데,앞으로 성왕(聖王)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관중은 장목(長目),비이(飛耳)를 갖춰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장목(長目)은 눈앞의 것에 만족하지 말고 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라는 말입니다. 비이(飛耳)는 인의 장막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왕의 생활로부터 궁궐 밖의 민생까지 들을 줄 아는 밝은 귀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잘 하면 밝고 투명한 정치를 해 나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찰'은 창왕찰래(彰往察來)로,지나간 일은 빛내고 미래를 살핀다는 뜻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도착 연설 첫마디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정책을 100% 지지한다는 칭찬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우죠.
우리는 하의상통(下意上通) 상의하달(上意下達)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소통'을 의미합니다. 제나라 경공(景公)은 제환공 이후의 임금입니다. 그는 안영이란 훌륭한 신하를 두었습니다. 어느 날 제경공이 수렵을 나갔는데 산에서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이를 나쁜 징조라 여겨 산을 내려오다 늪에서 큰 뱀을 보았습니다. 이 역시 기분 나쁘게 여긴 제경공은 사냥을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안영은 흉조가 아닌 길조라고 했습니다.
호랑이가 산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뱀 또한 늪에 있는 것도 당연한 것이니 잘못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불상스러운 것은 조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이유로,유현부지(有賢不知)를 들었습니다. 제나라에는 어진 인물이 많음에도 제경공이 이를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지현불용(知賢不用)이라고 했습니다. 어진 사람이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그를 기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용현불임(用賢不任)입니다. 그 사람이 어질다고 했는데도 사람을 의심하고 일을 맡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3불상(三不祥)이라 했는데,제왕학의 유명한 일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제왕에게는 반드시 삼가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송나라의 유명한 철학자 장횡거(張橫渠)는 의(意) · 필(必) · 고(固) · 아(我)인 사절(四絶)을 제왕이 버려야 할 것으로 꼽았습니다. CEO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라고 하는 것은 내가 꼭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입니다. '필'은 기대충족을 속으로 숨긴다는 의미입니다. '고'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 것,'아'는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밝힌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요나라 때 농민들이 부르던 노래 중에 격양가(擊壤歌)란 것이 있는데,농민들은 "해가 뜨면 일하고(日出而作),해가 지면 쉬고(日入而息),밭을 갈아 먹으니(耕田而食),우물 파서 마시니(鑿井而飮),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란 내용입니다. 이는 임금의 존재를 전혀 모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선치(善治)임을 뜻합니다.
임금에게 세 가지 가장 큰 우환이 있습니다. 첫째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인재부득(人材不得)이요,둘째는 국가재용을 절도 없이 낭비하는 재용무절(財用無節)이요,셋째는 병력을 정병으로 기르지 못하는 병력무정(兵力無精)입니다. 그래서 강하고 승할 수 있는 도(道)인 강성지도(强盛之道)는 사람을 얻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제왕은 늘 좋은 사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이는 CEO의 인재 구하기와 상통합니다.
정리=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