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열리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평양이 행사준비로 분주하다.

신화통신은 수천명의 군중이 9일로 예상되는 북한 정권수립 62주년 기념 행사 연습을 하기 위해 시내 중심에 있는 김일성광장으로 모이는 것이 관측됐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노동당 대표자회에서는 당의 노선과 정책에다 중요 인사문제를 토론하고 결정한다. 당 대표자회는 9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개최일은 6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지난 5일 평양거리가 태풍의 영향으로 차량은 적었지만 평양 주민들이 손에 여러 가지 색깔의 조화를 들고 경축행사 연습을 위해 모였다고 전했다. 평양에서는 보통 일요일에는 특수 차량과 외국인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의 통행을 금지한다. 특히 이날 평양시 당국이 행사 연습을 위해 시내 중심부의 차량통행을 통제, 평양 시민들은 걸어서 광장으로 모였다.

이날 외국인 전용 호텔인 고려호텔은 정상 영업을 했다. 또 평양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베이징의 가장 번화한 시장인 왕푸징(王府井)에 빗대어 '평양의 왕푸징'으로 부르는 북새대가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고 상가들도 모두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이 몰고 온 비 때문에 연습을 계속하기 어렵자 연습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이후 평양 중심가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집으로 돌아가느라 북새통을 이뤘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 참석하는 도 대표자들에게는 9일까지 평양에 집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자회 참가자들이 9일 평양에 모인다면 당 대표자회는 10일이 지나서야 개최될 수 있다. 각 도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하면 바로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 · 9절 행사에 참석하고 다음 날 만경대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평양에는 지난달부터 출입통제가 시작돼 당 대표자회가 임박했음을 짐작케 했다. 평양에서는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형태의 단속도 있다. 숙박과 야간 검열 강화,기동 순찰대의 야간 순찰 강화,몸과 소지품 검색이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양 김정일정치군사대학 학생들이 각지에 배치돼 주민들의 동향을 감시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