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앵그리버즈(Angry Birds).우리 말로 옮기면 “화난 새들”인데,올해 최고의 아이폰용 게임입니다.아이패드용도 있지요.작년 12월 애플 앱스토어에 론칭한 후 다운로드가 유료 앱은 700만회,무료 앱은 1100만회에 달했습니다.최근에는 안드로이드폰용도 나왔습니다.안드로이드마켓에 베타 버전이 올라왔는데 이클리어(안드로이드 2.1) 이상이 깔린 안드로이드폰만 가능합니다.갤럭시S에는 0.99달러짜리만 있습니다.

앵그리버즈 무료 버전을 내려받아 이용해 봤습니다.12단계 중 11단계까지 정복했는데 12단계에서 막혔습니다.게임은 단순한데 스토리가 있죠.새들이 애지중지하는 알을 녹색 돼지들이 훔쳐서 먹어치운 게 발단입니다.화가 난 새들이 고무줄새총에 몸을 싣고 녹색돼지 우리에 육탄공격을 가합니다.게이머는 고무줄새총을 잡아당겨 놓기만 하면 됩니다.돼지들을 박살내면 포인트가 오르고 레벨이 올라갑니다.

앵그리버즈는 몇 가지 측면에서 놀랍습니다.이 게임은 핀란드 로비오 모바일(Rovio Mobile)사가 만든 게임입니다.핀란드가 “노키아의 나라”이긴 하지만 모바일게임에서 세계적인 히트작이 나왔다는 것은 의외입니다.헬싱키에 본사가 있고 위키피디아 기록에 의하면 직원이 고작 17명에 불과합니다.2003년에 설립됐으니까 7살배기죠.그동안 주로 남의 게임을 개발해주는 일을 했는데 앵그리버즈 하나로 빵 떴습니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애플 앱스토어가 등장한 후 전 세계가 비즈니스 무대가 됐습니다.아울러 전 세계 관련기업들이 경쟁 상대입니다.그만큼 기회도 커지고 경쟁도 심해졌지요.이제는 내수 시장이 좁다는 핑계를 대기도 어렵습니다.핀란드 내수 시장은 우리나라의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영어를 핑계를 댈 수도 없습니다.핀란드 역시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니까요.게다가 앵그리버즈에는 영어가 거의 없습니다.

앵그리버즈는 60개 국가 앱스토어에서 게임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이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이 게임을 소재로 TV 쇼도 만들고 장난감도 만들고 만화책도 낼 거라고 합니다.이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앵그리버즈를 이용해 보면 캐릭터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잔뜩 화난 표정의 레드버드가 압권입니다.새들의 육탄 공격이 빗나갔을 때 비웃는 듯한 녹색 돼지들의 표정도 재밌습니다.

저는 문화관광부와 국회의원 나리들께 앵그리버즈를 꼭 이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우리나라에서 이런 게임이 나오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나리들께서 잘 아실 겁니다.이제부터는 이런 게임이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 찾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필요없는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주세요.제발.답답합니다.

아침에 앵그리버즈 관련 자료를 수집하다가 홈런볼 배틀 3D를 극찬한 글을 봤습니다.‘홈런볼 배틀’은 컴투스가 만든 게임이죠.컴투스는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대표주자 중 하나입니다.아이폰용 게임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서너달 전에 컴투스의 박지영 사장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자신 있더군요.우리 게임업체들도 앵그리버즈 같은 히트작을 많이 내놓길 기대합니다.

김광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