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식량전쟁 부추기는 中·러] 푸틴 "내년까지 밀 수출금지 연장"…옥수수·쇠고기값도 급등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中 옥수수 수입 작년의 56배
    중산층 늘어 육류 소비도 급증…美·호주 등 생산국은 사육 줄어

    2년 전 식량파동 재연 우려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인가. 밀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 폭등에 이어 육류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미 국제 생우(生牛 · live cattle) 선물가가 20년 만에 최고치로 뛴 데다 돼지고기 양고기 등 주요 육류 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애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곡물 수확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기후가 심화되고,중국의 전략적 비축과 러시아의 금수조치 등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통제가 불가능한 '패닉형 애그플레이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곡물에서 육류로 '도미노' 폭등

    3일 국제 옥수수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부셸당 4.5달러까지 상승했다. 올초 4.3달러 안팎이던 옥수수값은 지난 6월 말 3.33달러까지 곤두박질친 이후 상승세를 이어왔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 설탕과 커피 등 기호식품가격도 고공비행을 멈추지 않는다. 뉴욕선물거래소(ICE)에서 설탕은 지난 5월 초 파운드당 13.67센트를 기록한 이후 2일 장중 20센트를 넘겼다. 지난 1분기 파운드당 1.3달러 안팎이던 커피도 현재 1.9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육류가격도 날개를 달아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생우 선물은 파운드당 1달러로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컨용으로 쓰이는 돼지고기 뱃살은 파운드당 약 1.5달러로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광우병 파동 이후 쇠고기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양고기 가격은 상승세가 이보다 더 가파르다. 지난달 호주산 양고기 가격은 ㎏당 5.5호주달러로 치솟았다.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육류,공급이 달린다

    러시아 가뭄 등 이상기후로 촉발된 곡물가 상승이 육류가 상승으로 확산된 주요 원인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이머징마켓'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 소비가 크게 늘어난 탓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페드로 아리아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축산물 이코노미스트는 "단백질 소비 비중이 높은 중산층이 크게 늘어난 중국을 중심으로 쇠고기,양고기 소비가 늘고 있지만 주요 산지인 미국과 호주는 오히려 사육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료가격 상승으로 축산업자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는 1995년 1억1300만마리 수준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지난 7월 기준 1억80만마리로 크게 줄었다.

    국제 금융시장의 투기자금 역시 가격 상승을 촉발한 또 다른 축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육류 선물 계약은 연초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곡물에는 이미 투기자본 유입이 본격화됐다. 옥수수 선물옵션의 경우 지난달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37만1000계약이 체결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임스 매킨토시 상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 걱정도 늘어나겠지만,농산물 펀드에 투자한 소비자들이라면 값비싼 베이컨을 달게 삼킬 수 있을 만큼 펀드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그플레이션 악몽 재연되나

    정교한 가격예측 시스템을 갖춘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과 몬산토 카길 등 다국적 농산물회사들이 그동안 농산물 가격을 쥐락펴락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수급정책이 더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상기후 피해에 따른 학습효과인 셈이다. 이 중 주목할 곳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올 들어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6배나 많은 총 28만2000t의 옥수수를 수입했다. 특히 7월에는 6월의 세 배에 달하는 19만4000t을 들여왔다. 평소의 수입량을 감안할 때 예사롭지 않은 행보다. 제로엔 레펠라 네덜란드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일단은 가축사료로 쓰이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장기적 비축에 염두를 둔 듯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세계 농산물 시장의 이목이 러시아는 물론 주요 밀 생산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 주변국가로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이 사들이고,이들 국가가 수출 중단에 동참할 경우 파장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애그플레이션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보고 있다. 유가 상승 등 여러 변수가 더 충족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본격적인 추수철로 접어든 올가을과 내년 상반기까지가 최대 고비겠지만,이후엔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육류가격 상승을 점친 축산업자들이 최근 사육규모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대로 가격 폭락도 배제할 수 없다. 구제역과 광우병 발생 여부도 향후 육류가격의 향배를 결정지을 주요 변수다. 웨슬리 멘돈카 바티스타 JBS 대표는 "2011년을 정점으로 쇠고기 가격은 조정을 거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애그플레이션

    agflation.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을 합성한 말이다. 곡물가격 상승이 일반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2007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사료 및 바이오연료용 수요는 증가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ADVERTISEMENT

    1. 1

      요즘 대세는 '국장'이라는데…'동학개미' 따라하기 ETF 등장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출시를 대기하고 있다. 일상 속 걷기 실천만으로 최고 연 7%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참여형 금융 상품도 등장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6일 ‘RISE 동학개미’를 내놓는다. 국내 주식 가운데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순매수 금액이 상위 20%면서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이 높은 10~20개 종목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고배당 기업에 투자하는 ‘ACE 고배당주’,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조선 기자재 관련 기업 10곳에 투자하는 ‘SOL 조선기자재’를 같은 날 상장한다.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채권 ETF도 새로 나온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금채권혼합’은 금 현물을 따라가는 ETF 7개 종목과 3년 만기 국채 3개 종목을 담았다. ‘SOL 중기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ITF 중기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HANARO 26-12은행채(AA+이상)액티브’ 등 채권 액티브 ETF도 나온다.광주은행은 지난 11일 ‘워킹 런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또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측정한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

    2. 2

      '코스피로 떠나는 게 국룰인가'…'24조' 시총 1위도 짐 싼다 [임현우의 경제VOCA]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사간다.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폐지와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98%가 찬성표를 던졌다. 거래소 심사를 비롯한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알테오젠도 짐 싼다… 줄 잇는 '脫코스닥'이전상장은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해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다른 주식시장으로 옮겨 상장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세 개로 나뉘는데 '코넥스→코스닥→코스피' 순으로 규모가 커진다. 이전상장은 기업이 선택하기 나름이지만 보통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동한다. 소위 '상위 리그 승격'과 같이 인식되기 때문이다.알테오젠은 이전상장이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위주 시장이어서 급등락이 심하고 정확한 기업가치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회사 실적이 안정적인 구간에 들어선 만큼 코스피가 더 적합하다"고 했다.코스피에는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

    3. 3

      "300만원 날릴 뻔"…종부세 고지서 받아보고 깜짝 놀란 이유 [고정삼의 절세GPT]

      <고정삼의 절세GPT>에서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세금 관련 이슈를 세법에 근거해 설명합니다. 21회는 미래에셋증권 '세이지(Sage)' 컨설팅팀의 김정은 선임매니저(세무사)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절세 방안에 대해 알아봅니다.># 서울시 마포구 소재 아파트 1채를 보유한 A씨(40대)는 올 5월 갈아타기 목적으로 서초구 아파트를 추가 매입했다. A씨는 마포구 아파트를 바로 매도하지 못해 전세를 내줬고 임대차 계약 만기 시점인 2년 후 처분 계획을 세웠다.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유지하고 서초구 아파트의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A씨는 최근 종합부동산세 납부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아파트 2채를 소유한 것으로 계산돼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공제를 받지 못하고 종부세도 예상보다 300만원가량 더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남편에게 상속받은 B씨(70대)는 최근 걱정이 많다. 상속 아파트로 인해 별다른 수입이 없음에도 종부세로만 500만원 넘게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B씨는 세금을 줄일 방법을 묻기 위해 세무사를 찾았다가 보유 기간 계산 특례를 신청하면 종부세를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종부세를 내야 하는 납부자가 늘어난 가운데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는 세 부담을 줄일 방법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수 산정 및 보유 기간 특례 요건을 살펴 종부세 납부 기한 내 이를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1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54만명으로 전년보다 8만명(17.3%) 증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