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수도권 강타] 반월·남동공단 한때 정전…"납기 어쩌나"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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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베란다 창 '와장창'…가로수도 뿌리째 뽑혀
항공·여객선 발묶여…일부 학교선 휴교조치
항공·여객선 발묶여…일부 학교선 휴교조치
초속 20~3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을 강타한 2일 도심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지하철 1 · 2 · 4호선 운행이 중단되고 쓰러진 가로수가 도로를 막아 출근길 시민들의 발을 묶었다.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 공단에선 정전사고로 기업체들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고,유치원과 초 · 중 · 고교가 임시 휴교하거나 등교시간을 1~2시간씩 늦췄다. 아파트 곳곳에선 베란다 유리창이 강풍에 깨지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사는 강일규씨(34)는 "출근길에 노인정 지붕 위로 커다란 천막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며 "강풍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중단…납기 못 맞춰 발 '동동'
이날 태풍으로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인천 남동공단 내 입주업체 100여곳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강풍으로 전기선이 끊기면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
남동공단 내 생선 냉장보관업체인 천인㈜은 이날 새벽 불어닥친 강풍으로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전기 공급이 중단돼 냉장설비의 가동이 멈춰서 생선 냉장보관에 차질을 빚었다. 공단 내 기계,전자,도금 등 70여개 공장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공장(151블록 6로트)도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전기선이 끊겼다. 그나마 한국전력이 긴급 복구에 나서 오후부터 공장 가동이 재개됐다.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도 정전사고로 곤욕을 치렀다. 신한산업 관계자는 "정전으로 기계가 갑자기 멈춰 염색 중이던 원단을 모두 버린 데다 납기를 맞추기도 어렵게 됐다"며 "수출 물량은 납기가 늦으면 배가 아닌 비행기로 선적해야 하는데 이 경우 2~3배의 운송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반월 · 시화공단을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반월 · 시화공단의 4700여개 업체 중 약 150~200개의 업체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항공,선박,지하철 운행 중단'교통대란'
지하철 1 · 2 · 4호선이 중단되고 인천공항에선 항공기가 결항되는 등 교통대란도 벌어졌다. 지하철 2호선은 구간별로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1 · 4호선은 이날 밤 늦게 운행이 재개됐다.
인천공항엔 이날 오전 중 도착할 예정이었던 항공편 17편이 결항됐으며,31편이 지연되고 7편이 회항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항공편 22편도 결항됐고,38편이 지연됐다가 이날 낮 12시가 지나서야 이 · 착륙이 정상화됐다. 김포공항의 경우 이날 오전 9시까지 출발하거나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기 56편 전 노선이 모두 결항했다.
◆트위터,이번에도 일냈다
트위터는 강풍으로 교통대란이 빚어진 출근길의 희비를 갈랐다. 지하철의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막혀 곳곳에서 지각사태가 빚어졌지만 트위터족들의 출근은 '이상무'였다.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트위터를 정보삼아 지하철 대신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막히는 길을 돌아 샛길을 이용한 덕택이다.
서울 정릉동에 사는 맞벌이 부부 김민철씨(48)는 "트위터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아내 이숙희씨(42)와 비슷한 시간에 집을 나섰지만 광화문 직장까지 가는데 3시간이 걸려 오전 11시에 겨우 도착했다. 평소대로 북악스카이웨이로 방향을 잡았다가 뿌리뽑힌 가로수가 도로를 막아 오도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내 이씨는 오전 9시에 직장에 도착했다. 비결은 트위터였다. 얼리어답터인 이씨는 출발 전 트위터 실시간 교통정보로 북악스카이웨이와 삼청동터널이 막힌다는 사실을 알고 샛길을 이용해 대학로로 우회해 1시간 만에 도착했다.
김동민/남윤선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