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신병훈련 프로그램에서 기초체력 단련 과목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 윗몸 일으키기나 장·단거리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이 주종목이었다면 요즘은 요가나 필라테스와 같이 균형감각을 길러주고 몸을 민첩하게 해주는 운동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포트 잭슨의 미 육군 훈련소에서 전통적으로 훈련병 교육에 자주 활용되던 윗몸일으키기 장면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훈련병들을 괴롭히던 장거리 구보 역시 비중이 대폭 줄었다.

올해 미 육군이 새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5개 훈련소, 연간 14만5천명의 훈련병이 과거와 다른 새 방식의 체력훈련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개발에만 거의 10년 가까이 걸린 이 프로그램은 병사들이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험준한 지형에서의 전투를 견뎌내고 부상을 줄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또 과체중이나 부적합 병사 등 최근 군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육군 기초군사훈련을 담당하는 마크 허틀링 중장은 "요즘 새로 들어오는 훈병들은 이전과는 달리 체격이 좋지 못하다"면서 "이는 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의 신병모집에서 가장 많이 탈락하는 사례도 과체중이다.

미국 청년층의 허리 둘레가 전반적으로 굵어지면서 군에서 요구하는 체격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퇴역 장성들이 발간한 '전투에 부적합한 비만'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8년 사이 과체중 때문에 신병모집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사례가 70%나 증가했다.

기초체력 테스트를 통과한 훈련병들 조차도 체력이나 인내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정크푸드와 비디어 게임의 증가, 그리고 일선 고교에서의 체육시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낸 결과라고 군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초체력을 갖춘 신병을 길러내기도 더욱 힘들어졌다.

허틀링 중장은 지난 2006년 한 훈련소에서 기초체력 미달 남성 훈련병의 비율은 20%에 달했는데 이는 2000년도의 4%와 비교할 때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훈련병의 체력미달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았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