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지고 이젠 소셜게임 세상…'제2의 닌텐도'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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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명 게임업체의 해외법인장인 K씨는 최근 1년 새 외부 강연 요청이 뚝 끊겼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온라인게임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소액결제,부분유료화 등의 모델에 대해 하루가 멀다하고 강의를 해온 그는 요즘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반면 창업자 마크 핀커스를 비롯,로버트 골드버그 수석 부사장 등 징가 임원들은 요즘 쇄도하는 강연 요청,투자 제의 등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소셜게임 부문의 노하우와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업체보다 징가에게 듣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시장 성장의 축이 한국이 주도하던 온라인게임에서 징가 플레이돔 DeNA 등이 주도하는 소셜게임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큰손들,소셜게임으로 몰려
돈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이미 인터넷업계의 큰손들은 소셜게임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구글은 '팜빌' 개발사 징가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슈퍼포크'의 슬라이드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게임화폐 결제플랫폼 '소셜골드'를 서비스하는 잠불은 7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디즈니는 '소셜시티'를 개발한 플레이돔을 무려 7억6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EA는 지난해 플레이피시라는 미국 소셜게임업체를 3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최근 아이폰용 게임 '위룰','위팜'의 개발사인 엔지모코에 약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구글의 벤처캐피털인 구글벤처스는 아직 스타트업에 불과한 이 회사의 가치를 1억달러로 평가했다. 구글은 이런 인수를 기반으로 아예 올 연말께 자체 소셜게임 구글게임스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미디어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디즈니 역시 지난해 인수한 마블과 올해 인수한 플레이돔을 바탕으로 소셜게임 분야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게임,새로운 유저 창출
글로벌 기업들이 소셜게임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는 이유는 소셜게임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술커뮤니티사이트인 테크바이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8000만달러에 불과했던 미국의 소셜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10억달러를 돌파한 뒤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장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소셜게임이 신규 수요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소셜게임 이용자들 중 35%는 소셜게임을 하기 전에 비디오 게임과 같은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즉 소셜게임 이용자 중 35%는 소셜게임이 만들어 낸 완전히 새로운 게임 수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셜게임을 하는 여성의 경우 57%가 소셜게임이 처음으로 하는 게임이었다고 응답했다. NPD 관계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소셜게임을 통해 새롭게 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람들이 기존 온라인게임보다 소셜게임에서 오히려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비용이 소셜게임은 1인당 연간 약 50달러로 40달러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나 20달러의 비디오게임을 능가하는 액수였다. NPD는 "아는 사람끼리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물이 빈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2의 닌텐도 등장할까
소셜게임의 급격한 성장세나 높은 1인당 구매 비용,신규 유저 창출 등은 과거 닌텐도의 급격한 성장세를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소니에 밀려 맥을 못추던 닌텐도는 기술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심플한 게임성과 캐릭터,낮은 사양을 앞세워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여성과 중장년층을 공략했다. 이를 발판으로 2000년대 들어 매년 30%가 넘는 급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소셜게임 시장에서 제2의 닌텐도를 연상케 하는 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DeNA가 대표적이다. 휴대폰 게임포털 사이트 '모바게 타운'으로 유명한 일본의 모바일 소셜게임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올 1분기(4~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성장한 2억7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무려 282% 성장한 1억3800만달러를 달성했다.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이익으로 남겼고 전체 매출 가운데 84%가 소셜게임 분야에서 거둬들였다.
미국 IT매체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DeNA의 경쟁 사업자인 징가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DeNA는 올해,징가는 내년에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께 일본 소셜게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소셜게임업체 픽셀베리의 김태훈 대표는 "소셜게임 분야는 이미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플랫폼에 모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훨씬 빠르게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 온라인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적기 때문에 수익성도 더 좋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반면 창업자 마크 핀커스를 비롯,로버트 골드버그 수석 부사장 등 징가 임원들은 요즘 쇄도하는 강연 요청,투자 제의 등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소셜게임 부문의 노하우와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업체보다 징가에게 듣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시장 성장의 축이 한국이 주도하던 온라인게임에서 징가 플레이돔 DeNA 등이 주도하는 소셜게임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큰손들,소셜게임으로 몰려
돈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이미 인터넷업계의 큰손들은 소셜게임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구글은 '팜빌' 개발사 징가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슈퍼포크'의 슬라이드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게임화폐 결제플랫폼 '소셜골드'를 서비스하는 잠불은 7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디즈니는 '소셜시티'를 개발한 플레이돔을 무려 7억6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EA는 지난해 플레이피시라는 미국 소셜게임업체를 3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최근 아이폰용 게임 '위룰','위팜'의 개발사인 엔지모코에 약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구글의 벤처캐피털인 구글벤처스는 아직 스타트업에 불과한 이 회사의 가치를 1억달러로 평가했다. 구글은 이런 인수를 기반으로 아예 올 연말께 자체 소셜게임 구글게임스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미디어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디즈니 역시 지난해 인수한 마블과 올해 인수한 플레이돔을 바탕으로 소셜게임 분야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게임,새로운 유저 창출
글로벌 기업들이 소셜게임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는 이유는 소셜게임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술커뮤니티사이트인 테크바이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8000만달러에 불과했던 미국의 소셜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10억달러를 돌파한 뒤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장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소셜게임이 신규 수요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소셜게임 이용자들 중 35%는 소셜게임을 하기 전에 비디오 게임과 같은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즉 소셜게임 이용자 중 35%는 소셜게임이 만들어 낸 완전히 새로운 게임 수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셜게임을 하는 여성의 경우 57%가 소셜게임이 처음으로 하는 게임이었다고 응답했다. NPD 관계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소셜게임을 통해 새롭게 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람들이 기존 온라인게임보다 소셜게임에서 오히려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비용이 소셜게임은 1인당 연간 약 50달러로 40달러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나 20달러의 비디오게임을 능가하는 액수였다. NPD는 "아는 사람끼리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물이 빈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2의 닌텐도 등장할까
소셜게임의 급격한 성장세나 높은 1인당 구매 비용,신규 유저 창출 등은 과거 닌텐도의 급격한 성장세를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소니에 밀려 맥을 못추던 닌텐도는 기술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심플한 게임성과 캐릭터,낮은 사양을 앞세워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여성과 중장년층을 공략했다. 이를 발판으로 2000년대 들어 매년 30%가 넘는 급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소셜게임 시장에서 제2의 닌텐도를 연상케 하는 기업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DeNA가 대표적이다. 휴대폰 게임포털 사이트 '모바게 타운'으로 유명한 일본의 모바일 소셜게임 전문업체인 이 회사는 올 1분기(4~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성장한 2억7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무려 282% 성장한 1억3800만달러를 달성했다.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이익으로 남겼고 전체 매출 가운데 84%가 소셜게임 분야에서 거둬들였다.
미국 IT매체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DeNA의 경쟁 사업자인 징가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DeNA는 올해,징가는 내년에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께 일본 소셜게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소셜게임업체 픽셀베리의 김태훈 대표는 "소셜게임 분야는 이미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플랫폼에 모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훨씬 빠르게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 온라인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적기 때문에 수익성도 더 좋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