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 '뚜레쥬르'를 선보인 1997년에는 크라운베이커리 고려당 파리바게뜨 신라명과 등 베이커리 브랜드 '빅4'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게다가 빵 시장에까지 대기업이 뛰어든다는 비판을 받아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장하기도 어려웠다. 2000년대 들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맹점이 크게 늘어나 현재 매장 수는 약 1360개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3000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파리바게뜨(작년 기준 점포 2222개, 매출 8500억원)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는 못했다.

뚜레쥬르가 브랜드 컨셉트를 확 바꾸고 '반격'에 나섰다. 뚜레쥬르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서현동에 '시범 점포'를 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제품 인테리어 유니폼 포장상자 등을 전면 교체했다. 컨셉트는 '반죽부터 매장에서 만드는 유럽형 건강 베이커리'다. 올 들어 파리바게뜨가 신규 점포의 25%를 카페형으로 선보인 것과 달리,뚜레쥬르는 전통 빵집 형태를 고수해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변화는 매장에서 반죽을 직접 만드는 것.기존에는 본사에서 생지(오븐에 굽기만 하면 되도록 미리 만들어 둔 반죽 덩어리)를 받아 매장에서 구웠지만,서현점에서는 전체 상품의 80~90%를 반죽부터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현재 시범적으로 사용하는 BI에도 뚜레쥬르의 영문명과 함께 'ARTISAN BAKERY(장인이 만드는 빵)'라는 문구를 삽입해 매장에서 만든다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호밀 흑미 등을 사용한 건강빵과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신제품도 출시했다. 호밀빵과 이탈리아식 바게트 '치아바타',버터와 설탕을 넣지 않고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 프랑스 전통빵 '깜빠뉴',견과류와 크랜베리 등을 넣고 천연 효모로 만든 '풀사워 브레드' 등 건강빵을 선보였다. 또 당근케이크를 비롯해 과일을 듬뿍 올린 타르트(프랑스식 파이)도 개발했다.

인테리어는 오픈 키친을 도입했다. 오븐이 매장 한 쪽에 놓여 있어 빵을 만드는 '파티셰'가 오븐에서 갓 구워낸 빵을 선반에 올리면 고객이 바로 집어갈 수 있다. 케이크를 장식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범 점포에서 성과가 나오면 매장을 몇 개 더 내고 내년에는 직영점부터 이런 컨셉트로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