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이탈리아 북부 티롤 지역 알프스의 만년설 속에서 발견된 `아이스맨 외치(Oetzi)'가 살해된 장소에서 매장된 것이 아니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로마 국립인종박물관 소속 루카 본디올리는 고대 사냥꾼으로 알려진 외치가 20년 전에 발견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 근처 외츠 계곡과는 다른 빙하지대에서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5천300년 전에 사망한 뒤 빙하 속에서 미라가 된 외치는 현재 이탈리아 북부 볼자노 박물관에서 보존 중이며, 지난 2005년 조사 결과 등쪽 동맥에 화살을 맞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디올리는 고고학 전문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외치의 소지품에 대한 실험에서 그의 시신이 근처의 다른 빙하로부터 매장 장소로 옮겨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면서 "외치는 사망 후 다른 시점에 일종의 의식 절차를 거쳐 매장됐다"고 주장했다.

국제 학계에서는 새로운 발견을 놓고 적잖은 반론이 나오고 있다.

취리히 대학의 프랭크 루엘은 "외치의 팔의 형태는 사망 당시에 고정된 것 같다"며 "이는 시신이 사망 후 옮겨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아이스맨 외치는 이집트 미라와 달리 방부제 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분을 함유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로 알려져있고, 매년 수천명의 관광객이 외치를 보기 위해 볼자노 박물관을 찾는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