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강후약 장세를 보인 끝에 1760선으로 밀려났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83포인트(0.44%) 내린 1767.71로 장을 마쳤다. 거래일 기준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지수는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후 한때 1788.71까지 올라 1790선 돌파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기관 매물 부담에 낙폭을 늘려가는 흐름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있는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와 밴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 등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장중 내림세를 보였던 점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관이 장중 매도 우위로 돌아서 15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펀드 환매와 함께 투신이 80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연기금은 26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외국인은 73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장중 매수 우위로 돌아서 6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콘탱고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98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540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1529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운수장비, 철강금속, 보험, 금융 등이 하락했고, 건설, 증권, 은행, 음식료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시총 1∼10위 종목들이 모두 하락했다.

주도주였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 종목들은 대체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상승 마감했으나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1∼3%대 밀렸다.

자동차주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역시 3∼4%가량 떨어졌다. 다만 쌍용차는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된 인도 마힌드라와 지분인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는 소식에 6% 넘게 뛰었다.

건설주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에 해당업종 지수가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 태영건설 등이 1∼5%대 상승했다.

지주회사들이 자회사 선전과 저평가 매력 부각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CJ와 LG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한화, LS, GS, SK, 두산 등이 1∼4%대 올랐다.

지수 혼조에도 불구하고 증권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 삼성, 현대, 미래에셋, 우리 등의 증권사가 1∼4% 오름세를 기록했다.

항공주가 마일리지 유효기간 확대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 5% 내렸다.

제일모직은 업황 개선 기대감에 7거래일 연속 올라 10만원대를 돌파,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인 '길드워2'에 대한 호평과 함께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신브레이크는 직장 폐쇄 여파로 8%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6개를 포함한 35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436개 종목이 내렸다. 92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