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의주 '물폭탄'…섬ㆍ농경지 대부분 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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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도ㆍ황금평 등 침수 '최악'
中서만 4명 사망·13만명 대피
北 "5000명 구조"…상황 더 심각
폭우 계속돼 피해 확산 우려
中서만 4명 사망·13만명 대피
北 "5000명 구조"…상황 더 심각
폭우 계속돼 피해 확산 우려
지난 19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압록강 하류가 범람하면서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등 북 · 중 접경지역에 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13만여명이 대피했다. 북한의 피해상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22일 북한 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부터 오전 9시 사이 이 지역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압록강이 범람,신의주 일부 지역과 인근 농촌지역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중앙통신은 "신의주 일부지역 살림집과 공공건물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대의 비행기와 함정을 동원해 5000여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단둥 지역의 한 주민은 "압록강이 범람한 지난 21일 오전 신의주 일대 농경지가 대부분 물에 잠겼고 신의주 시내 저층 살림집들도 침수된 것이 망원경으로 관측됐다"며 "압록강에 있는 섬인 위화도를 비롯 북한의 섬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겼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이번 폭우로 단둥의 저지대가 대부분 물에 잠겼다"며 "신의주는 단둥보다 지대가 훨씬 낮은데다 수해방지 시설도 허술해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의 농경지가 대부분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의 홍수통제본부는 "압록강 유속량은 지난 21일 초당 2만7000㎥에서 22일 오전 8000㎥로 크게 줄었다"며 "강수위는 아직 위험 수준에 있지만 많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기상국은 이 지역에 23일 오전까지 250㎜의 폭우가 더 내리고 강풍도 계속될 것으로 예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전력과 통신이 곳곳에서 두절됐으며 44개 마을이 완전 침수, 13만명의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단둥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관덴에서는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면서 60대 남자가 실종되는 등 4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번 압록강 범람에 따른 피해는 중국 건국 이후 두 번째 큰 규모다.
한편 이번 홍수로 북한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압록강의 섬 위화도와 황금평 자유무역지구 개발프로젝트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개혁이 실패해 경제난이 심화되자 이 두 곳을 자유무역지구로 지정,외자유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홍수피해로 개발계획이 위기를 맞게 됐다. 단둥의 대북소식통은 "그동안 북한에 투자했다가 돈을 떼인 중국업체들은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프로젝트가 매력적이라고 여기면서도 북한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며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약점까지 드러난 마당에 누가 투자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22일 북한 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부터 오전 9시 사이 이 지역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압록강이 범람,신의주 일부 지역과 인근 농촌지역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중앙통신은 "신의주 일부지역 살림집과 공공건물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대의 비행기와 함정을 동원해 5000여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단둥 지역의 한 주민은 "압록강이 범람한 지난 21일 오전 신의주 일대 농경지가 대부분 물에 잠겼고 신의주 시내 저층 살림집들도 침수된 것이 망원경으로 관측됐다"며 "압록강에 있는 섬인 위화도를 비롯 북한의 섬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겼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이번 폭우로 단둥의 저지대가 대부분 물에 잠겼다"며 "신의주는 단둥보다 지대가 훨씬 낮은데다 수해방지 시설도 허술해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의 농경지가 대부분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의 홍수통제본부는 "압록강 유속량은 지난 21일 초당 2만7000㎥에서 22일 오전 8000㎥로 크게 줄었다"며 "강수위는 아직 위험 수준에 있지만 많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기상국은 이 지역에 23일 오전까지 250㎜의 폭우가 더 내리고 강풍도 계속될 것으로 예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전력과 통신이 곳곳에서 두절됐으며 44개 마을이 완전 침수, 13만명의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단둥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관덴에서는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면서 60대 남자가 실종되는 등 4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번 압록강 범람에 따른 피해는 중국 건국 이후 두 번째 큰 규모다.
한편 이번 홍수로 북한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압록강의 섬 위화도와 황금평 자유무역지구 개발프로젝트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개혁이 실패해 경제난이 심화되자 이 두 곳을 자유무역지구로 지정,외자유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홍수피해로 개발계획이 위기를 맞게 됐다. 단둥의 대북소식통은 "그동안 북한에 투자했다가 돈을 떼인 중국업체들은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프로젝트가 매력적이라고 여기면서도 북한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며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약점까지 드러난 마당에 누가 투자에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