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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란 '核 줄다리기'] 이란, 핵개발 의혹 속 원전가동 강행…美-동맹국 '전방위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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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워치

    첫 원전 착공 36년 만에 가동
    미국 "핵무기 제조 가능성 높다"…이란 "군사용 아닌 민간 의료용"

    親美서 反美 상징으로
    40년 전 이란 핵개발 도왔던 美, 이슬람 혁명 후 30년째 원수로


    이란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올 들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6월 제4차 대(對)이란 제재결의안을 가결했다. 7월엔 미국 의회가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16일엔 미 재무부가 예상보다 한 달 이상 일찍 관련 법 시행세칙까지 연방관보에 게시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등 30여개국도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을 내놓았고,한국 정부도 이란 제재 동참 여부를 고심 중이다. 각국의 이란 제재안엔 이란의 핵 관련 단체와 기업,개인의 자산동결을 비롯 금융거래 및 플랜트 설비 수출 제한 등 강도 높은 규제조치가 담겨 있다.

    하지만 정작 이란은 이에 아랑곳없이 핵프로그램 진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에는 이란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부셰르 원전을 착공 36년 만에 가동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부셰르 원전은 군사용이 아닌 민간 의료용"이라고 주장했다.

    ◆부셰르 원전 가동에 긴장 고조

    이란 남서부에 위치한 부셰르 원전은 10만㎾급 원자력발전소로 1974년 독일 지멘스의 지원을 받아 착공됐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혁명과 1980년 이란 · 이라크 전쟁 등이 겹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가 1995년 이후 러시아 국영 원자력 회사인 로스아톰의 지원을 받아 완공됐다. 가동 20년 후엔 이란 전체 전력 수요의 17.5%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부셰르 원전은 농축하지 않은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는 가압중수로와 달리 가압경수로 방식이다. 이 때문에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가 2~4% 정도 농축된 핵연료봉이 필요하다. 이란은 이 핵연료봉을 자체 생산해 원자력 발전의 자주성을 확보한다며 나탄즈의 핵시설에서 원심분리기로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이 농축시설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란 핵,친미와 반미의 아이러니

    공교롭게도 이란 핵개발은 약 40년 전 미국의 도움으로 시작됐다. 미국은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조 시절이던 1967년 테헤란 핵연구센터 설립을 지원했고,이란은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 또 미국은 1975년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하고 원자력에너지 장비 60억달러어치를 판매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첨예한 핵 갈등을 벌이게 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밀월관계가 끊어진 건 1979년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뒤부터였다. 이후 그해 11월 이란의 과격파 무슬림 대학생들이 주 이란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이듬해 벌어진 이란 ·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하는 등 갈등이 이어진 끝에 결국 1980년 4월 미국과 이란의 국교관계는 단절됐다.

    또 2002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란을 북한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2005년 이란 대통령에 취임한 반미 강경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지난해 6월 재선에 성공하면서 양국 사이는 더욱 나빠졌다. 특히 아마디네자드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 가속화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핵은 친미(親美)에서 반미(反美)의 상징으로 변해버렸다.

    ◆중 · 러,이란 제재로 경협 반사이익 노려

    미국과 유럽,아시아 각국이 이란 제재로 갈팡질팡하며 동분서주하는 사이 중국,러시아는 이란과 경제협력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두 나라는 6월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찬성했지만 독자적인 추가 제재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동참 압력도 뿌리쳤다. 이란은 세계 천연가스 및 원유매장량 2위의 자원대국이다. 인구도 7000만명으로 중동에서 이집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틈타 이란을 확실한 경협 우방으로 잡겠다는 방침이다.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마수드 미르카제미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6일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간 에너지 산업과 관련된 유대 강화를 약속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이란 간 경협은 정상적 거래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긴 것이 아니며 국제사회에도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셰르 원전 공사를 지원한 러시아는 지난 6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될 때까지 원전 가동 시기를 미뤄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 측에 "부셰르 원전은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평화적 용도로 사용될 것이며,유엔 안보리의 이란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원전 완공을 강행하겠다고 답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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