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전문가들은 19일 발표된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안에 대해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약해지겠지만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엇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준별 A·B형 시험 도입과 응시횟수 확대(2회)로 수능 성적이 복잡하게 산출되기 때문에 대학들이 이를 어떻게 비교해서 활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연구소장은 "대입 전형은 상대평가라서 수험생에게는 고부담 시험을 두 번 치르는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준별 시험은 종전보다 진일보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A·B형 선택 조합은 6가지 전후가 나와 시험 유형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점수 반영 방식이 `백분위 대비 변환표준점수'로 바뀌면 등수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수학 잘하는 학생보다는 외국어를 잘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학은 만점 가까운 최상위권이 적은 반면 외국어는 성적이 정규 분포에 가깝기 때문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능체계 개편에 따라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 체제를 쓰면 기존 표준점수제보다 변별력이 크게 떨어져 수능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역별로 100개 미만의 점수가 매겨져 동점자가 늘면서 변별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으로 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주입식 암기 교육으로 흘러 과거 학력고사의 문제점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시험과목 수 축소는 수험생 부담을 줄이겠지만 사회·과학 교육의 퇴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