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울릉도 바다 밑에 설치한 국내 유일의 해저지진계가 고장나 7개월여 동안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19일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저지진계는 지난 1월 14일부터 고장이 난 상태이고, 고장 원인은 어선의 어로작업 중 발생한 전원 케이블 손실로 추정되고 있다.해저지진계가 고장나자 기상청은 고장원인을 파악하고 수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했지만 해저케이블이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유럽산이어서 복구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차 의원은 “지난달 수리를 맡을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저케이블 연결용 커넥터가 유럽산이어서 이를 제작하고 들여오는데 4개월 가량 걸린다”며 “경북 울진과 일본 쪽에 큰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할 경우 재해 방어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저지진계는 2006년 12월 기상청이 20억여원을 들여 울릉도 남쪽 15㎞ 수심 2㎞ 지점에 설치했다.당시 기상청은 울진이나 일본 쪽에서 발생하는 큰 규모의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함은 물론,특히 동해안 지역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 확보를 주된 설치 이유로 들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육상 장비와는 달리 해저지진계는 바다 밑에 있어 고장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고 망가진 케이블이 유럽제품이라 이를 들여와 복구하는데 시일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해저지계는 오는 12월까지 고장난 채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차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구입된 장비가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만큼 심도 있는 국정감사로 책임을 묻고 향후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