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프랑스의 바캉스 시즌이 비와 추위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르 파리지앵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궂은 날씨가 놀이공원과 카페, 야영장 순으로 영향을 많이 주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지앵에 따르면 릴에서 1시간 거리인 덴브뢰크 인근 당리스공원의 경우 날씨가 좋았던 지난 9일 4천명이 입장했으나 16일에는 100여 명의 입장객을 받는데 그쳤으며, 지난 13일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좋았음에도 손님은 별로 찾지 않았다.

파리 시내 카페들도 울상이다.

16일 파리 생제르맹데프레 교회 맞은 편에 있는 카페 '레 되마고'에서는 손님 없는 의자들이 을씨년스럽게 비를 맞고 있었으며 테라스에서 한 종업원이 레인코트를 입은 손님 몇 명을 시중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 있는 카페 플로르에서는 손님들의 요구로 전열기들이 켜져 있었다.

한 카페 지배인은 흡사 가을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카페 지배인은 커피나 초콜릿, 차, 뜨거운 음료들에 대한 주문만 이어졌다면서 8월 치고는 너무 조용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타격을 받은 곳은 야영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센-마리팀의 에트르타 인근의 한 야영장도 텐트족들은 상당수 떠나고 카라반을 갖춘 바캉스족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관리인 크리스토프 를리에브르는 전했다.

이밖에 8월 들어 비가 자주 내리면서 파리 인근 일드프랑스 발두아즈 지방 최대 해수욕장인 세르지-뇌빌의 경우 7월11일 하루 8천명이었던 손님들이 최근엔 250명까지 줄어들었다고 세르지-뇌빌 여행센터의 니콜라 쿡 소장은 전했다.

그는 궂은 날씨로 관광객이 줄면서 주변 자전거보트 대여점과 아이스크림 가게 등 주변 상점들도 텅 비어 울상을 짓고 있다면서 적어도 기온이 섭씨 26도나 27도는 넘어야 관광객들이 오는데 8월 들어 날씨가 그렇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쿡 소장은 "이제 먼 곳으로 바캉스를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주말에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진 것을 꼭 날씨 탓만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여름은 아주 예외적이었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