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제한적인 수준의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요인으로 남아있어 경제지표들을 통한 투심 개선 과정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정을 거치며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져 일정수준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됐고, 연기금 등 기관 매수세를 바탕으로 제한적인 수준의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외국인의 '팔자'로 인해 코스피 지수는 장중 1710선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중국 증시 상승과 연기금 등 기관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여 지수는 1740선으로 장을 마쳤다.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1조원대 주식을 내다팔았다.

양창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노출된 재료인 경기둔화 사인에 집착하기보다는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역할론이 부각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이 과도한 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채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을 유발할 수 있는 과도기적 시기임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8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경기판단 하향과 중국 경제지표 발표 이후 동반 급락하던 세계 증시가 반등 시도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기술적인 영역을 넘어 안정적인 반등 추세의 형성에까지 이르렀음을 확언하기 쉽지 않다"며 "부정적인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투자심리를 추스리는 과정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미국 경제지표 전망치가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주에는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 주택착공건수, 건축허가, 산업생산, 설비가동률 등이 나올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중국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매도를 제외하면 국내 수급불균형이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그동안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던 펀드 환매 우려가 다소 개선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는 최근 25거래일간 이어진 순유출 행진을 멈추고 이틀째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1257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증시 혼조는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8월 NAHB(전미주택건설협회) 주택시장지수는 13을 기록,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수준이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14포인트(0.01%) 내린 1만302.01로 장을 마쳤다. 반면 S&P500 지수는 0.01%,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0.39% 상승했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