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정은 긴 상승기로 접어들기 위한 막판 진통입니다. 조정이 끝나면 단기적인 오름세가 아니라 코스피지수가 매년 20~30%씩 성장하는 상승장이 3~4년간 이어질 겁니다. "

이원기 PCA자산운용 사장(51 · 사진)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차 대세상승론'을 제시했다. 2000년대 초반 600~700이던 코스피지수가 2005년 1000선을 돌파한 뒤 3년간 고공행진한 것을 1차 대세상승으로 본다면 이번에는 연내에 2000선을 넘어 장기간 오름세가 지속되는 2차 대세상승장이 될 것이란 얘기다. 그는 2000년 들어 증시에서 회의론이 득세할 때 코스피지수 1000 돌파를 자신하며 대세상승론을 내세워 '천돌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사장은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드는 시기를 중국 긴축정책이 완화되는 시점으로 꼽았다. 이 사장은 "중국은 우리나라의 1위 수출국인 데다 중화권 수출은 선진국 수출의 두 배가 넘을 만큼 갈수록 국내와 중국 간 연결고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연내에 중국 긴축정책이 완화되거나 적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완화될 것이란 확신이 높아지며 2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뱅커스트러스트 동방페레그린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를 거쳐 2001년 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한국 증시의 대세상승 도래를 새로운 시각과 논리로 잘 전망해 특히 외국인투자자로부터 높은 지명도를 확보한 전략가다. 이후 2005년부터 4년간 KB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한 뒤 지난 2월 PCA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적인 '외국통'답게 그는 대세상승을 낙관하는 근거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주요국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인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10배 미만으로 매우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며 "다른 나라와 비슷해질 때까지 외국인이 선제적으로 사들이고,국내 투자자들도 이를 따라간다면 주가 왜곡이 해소되면서 강하게 우상향하는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은 기술적 분석만으로 단기투자 차원에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게 아니라 국가 간,기업 간 철저한 비교분석을 거쳐 한국 기업의 가치가 크다고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외국인이 갑자기 순매도로 돌변,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증시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조정장에서 나타난 외국인 순매도는 장기적인 순매수 추세 속에서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인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인 만큼 하반기에는 철강 · 해운 · 조선주 · 내수주 등 중국 관련주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상반기 주도주였던 정보기술(IT) · 자동차주도 중국 관련주로 증시 상승을 이끌겠지만 철강 해운주 등 새로운 주도주들의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너무 빠르게 위안화 절상을 할 경우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미국이나 유럽에 더블딥 위기가 와 외국인이 순매도로 나설 수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변수로 꼽힌다"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높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상승기에 자칫 선진국 증시로 들어가거나 하면 1년에 20~30%의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맞기 힘들 것"이라며 "이미 많이 오른 주도주나 인기주에 직접투자하기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펀드 환매와 관련해서는 "전 고점에서 물린 자금을 빠르게 환매하고 있지만 지금 증시에서 빠져나가 나중에 상승장이 올 때 다시 들어오려다 보면 기대수익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저가 매도,고가 매수하는 엇박자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 서보미/사진=양윤모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