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과 CCTV가 삼성그룹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 관심을 끌고 있다.

CCTV의 경제방송인 2채널은 이달 초 경제이슈 코너인 '상도(商道)'를 통해 30분간 '삼성의 변화'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CCTV는 소니를 추월한 삼성전자의 힘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이 회장을 목계(木鷄)로 표현했다. 목계는 '장자'에 기술된 것으로,최고의 경지에 오른 싸움닭을 지칭하며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쉽게 드러내지 않고 무언의 설득력으로 주변을 감화시키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CCTV는 이 회장이 취임한 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변화를 요구했고 이것의 목표는 세계 최일류 기업이 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신경영의 상징인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프랑크푸르트 선언 등을 통해 도약의 시동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이 뉴욕에서 삼성전자의 물건을 사다가 뜯어본 뒤 "생산라인을 세우더라도 품질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사례도 보도했다.

CCTV는 이 회장이 조세포탈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회장직에서 퇴임한 지 23개월 만에 사면을 받고 현직에 복귀한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명박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사임한 뒤 경쟁사에 비해 스마트폰 출시가 1년여 뒤지는 등 삼성그룹에 위기감이 높아졌고,이는 곧 한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삼성은 어떻게 세계적 브랜드가 됐나'라는 보도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삼성'을 조명했다. 인재제일을 추구하며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고,마케팅과 연구 ·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등 미래를 대비한 노력이 자기혁신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표 언론들이 삼성그룹에 관한 심층기사를 내보낸 것은 중국 기업들에 자극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엔 크기로 보면 글로벌 톱이지만 실제로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크지만 작은' 기업이 많다"며 "짧은 기간에 세계 최일류로 도약한 삼성그룹을 통해 중국 기업들에 반성과 노력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