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통합 등 대규모 학문 단위 구조조정 내용을 담은 '비전 2020'을 추진 중인 성균관대가 당초 8월 중 개최 예정이었던 비전 선포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문과대학 등 일부 단과대 교수 및 학생들의 반발에 따른 것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15일 "오는 27일로 예정된 '2010 하계 대학 세미나'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던 '비전 2020' 발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전 2020'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일부 교수 및 학생들의 반대로 좀 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성균관대는 당초 문과대 · 사회과학부 · 경제학부 · 자연과학부 등을 '문리과대학'으로 통합하는 내용의 대규모 대학 구조조정 등을 담은 '비전 2020'을 수립,오는 2학기에 종료되는 '비전 2010'에 이은 새로운 장기 발전 모델로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어국문학과 등 문과대 교수들은 "'비전 2020'이 대학본질을 심각히 훼손하고 학문 전문화와 심화를 통해 구축되는 학문융합의 기반을 붕괴시킨다"며 시행 중지를 요구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