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Trend] 경영노트‥토착 서비스ㆍ한발 앞선 변신…中 로컬 메신저 '텐센트' 거인 MSN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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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네트워크 메신저 서비스는 MSN도 야후도 아니다. 80%의 중국인들은 '텐센트'라는 중국 업체의 'QQ메신저'를 사용한다. 2009년 기준 사용자 수가 4억8000만명에 이를 정도다.
텐센트의 무기는 디지털 아바타다. 온라인에서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중국인들의 특성에 맞춰 옷과 액세서리는 물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이버 아이템을 제공한다. MSN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사이버 커뮤니티 부문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중국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로부터 차츰 회복하면서 신흥시장을 두고 로컬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은 상대적 약자인 로컬 기업에 위협적인 존재다. 그러나 텐센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로컬 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이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로컬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환경과 특성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맛에 꼭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세계 5위의 독일 유통업체 메트로는 자동차를 보유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도시 외곽에 매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베트남 유통업체 사이공마트는 오토바이를 모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도심에 매장을 세웠다. 2008년 기준 베트남 유통업체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이공마트였다.
취약한 인프라나 낮은 소득수준,미비한 법 제도 등의 '제약'도 로컬 기업엔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적 ·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생활용품업체 캐빈케어는 주고객인 저임금,농촌지역 소비자들이 비싼 대용량 샴푸를 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자 1회용 포장제품을 출시해 성공했다. 멕시코 시멘트업체 세멕스는 소비자들이 시멘트를 살 수 있는 목돈을 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파악하고 3명이 돈을 모아 순서대로 시멘트를 사는 '오늘을 위한 기금' 제도를 도입했다.
현지화된 독특한 방식으로 성공을 일궈낸 로컬 기업에 가장 어려운 과제는 글로벌 기업의 추격에 맞서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일이다. 글로벌 기업의 반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지닌 강점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은 기존의 프로세스를 바꾸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오랫동안 일관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고 투자에도 많은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그간 유지한 이미지와 원칙에 모순이 생기는 상황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덩치 큰 공룡인 셈이다. 로컬 기업은 이와 달리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함을 지녔다.
일례로 말레이시아의 식료품업체 '빅애플'은 현지인이 좋아하는 두리안을 넣은 도넛을 만들고 부엌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해 매장 수 기준으로 도넛전문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제품 원료와 생산방식을 통일한 던킨도너츠는 빅애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러시아의 '코페하우스'는 매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러시아 커피전문점 시장 1위(매장 222개,2008년 기준)를 차지했다. 금연과 금주를 원칙으로 하는 스타벅스(매장 12개),커피빈(매장 12개) 등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전략이다.
lune.kim@samsung.com
텐센트의 무기는 디지털 아바타다. 온라인에서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한 중국인들의 특성에 맞춰 옷과 액세서리는 물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이버 아이템을 제공한다. MSN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사이버 커뮤니티 부문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중국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로부터 차츰 회복하면서 신흥시장을 두고 로컬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은 상대적 약자인 로컬 기업에 위협적인 존재다. 그러나 텐센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로컬 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이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로컬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환경과 특성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맛에 꼭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세계 5위의 독일 유통업체 메트로는 자동차를 보유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도시 외곽에 매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베트남 유통업체 사이공마트는 오토바이를 모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도심에 매장을 세웠다. 2008년 기준 베트남 유통업체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이공마트였다.
취약한 인프라나 낮은 소득수준,미비한 법 제도 등의 '제약'도 로컬 기업엔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적 ·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생활용품업체 캐빈케어는 주고객인 저임금,농촌지역 소비자들이 비싼 대용량 샴푸를 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자 1회용 포장제품을 출시해 성공했다. 멕시코 시멘트업체 세멕스는 소비자들이 시멘트를 살 수 있는 목돈을 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파악하고 3명이 돈을 모아 순서대로 시멘트를 사는 '오늘을 위한 기금' 제도를 도입했다.
현지화된 독특한 방식으로 성공을 일궈낸 로컬 기업에 가장 어려운 과제는 글로벌 기업의 추격에 맞서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일이다. 글로벌 기업의 반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지닌 강점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은 기존의 프로세스를 바꾸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오랫동안 일관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고 투자에도 많은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그간 유지한 이미지와 원칙에 모순이 생기는 상황에는 대응하지 못한다. 덩치 큰 공룡인 셈이다. 로컬 기업은 이와 달리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함을 지녔다.
일례로 말레이시아의 식료품업체 '빅애플'은 현지인이 좋아하는 두리안을 넣은 도넛을 만들고 부엌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해 매장 수 기준으로 도넛전문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제품 원료와 생산방식을 통일한 던킨도너츠는 빅애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러시아의 '코페하우스'는 매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러시아 커피전문점 시장 1위(매장 222개,2008년 기준)를 차지했다. 금연과 금주를 원칙으로 하는 스타벅스(매장 12개),커피빈(매장 12개) 등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전략이다.
lune.kim@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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