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얼어 붙었던 일본 소비심리가 올 여름 극심한 무더위에 녹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3일 제일생명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 "도쿄와 오사카에 7~9월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개인소비가 4300억엔, 국내총생산(GDP)을 0.3% 증가한다"며 "최근 일본은 무더위 기류를 탄 민간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8월 1일~10일 도쿄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6도, 오사카는 1.3도 올랐다.

가장 무더위를 환영하는 곳은 맥주업계. 7월 일본 주류업계의 맥주 출하량은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했다.

특히 아사히 맥주는 얼기 직전인 마이너스 2도의 온도를 유지해 차게 마시는 맥주를 개발, 긴자에 있는 아사히 맥주집은 손님들이 2시간 가량 기다리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아카기유업의 아이스바 '가리가리군'은 올해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카기유업은 자사 홈페이지에 "제품이 매진돼 (고객께) 불편을 끼치고 있다"고 게재하고 전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야마다전기의 에어콘 판매량은 지난 해보다 2배 이상 증가, 훗카이도의 동사 점포에서는 매출이 67배나 뛰었다고 한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한 식품도 '무더위 특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땀으로 인한 염분 부족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소금엿', '매실절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소금엿'을 판매하는 이제끼식품은 전년보다 주문이 10배로 늘고, '매실절임' 전문점인 매화8은 매상이 30% 뛰었다고 밝혔다.

한편 제일생명 경제연구소의 영 하마 도시히로 이코노미스트는 보도를 통해 "현재 가계 수입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여름이 지나면 가을에는 절약 모드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