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무 문화재청장 "유물산포지 225곳..조사대상지 84% 조사완료"

문화재청은 13일 '4대강' 사업이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잠정' 세계유산 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행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발굴조사에서 중요 유구ㆍ유물이 확인되면 이를 보존해 '역사공원'으로 조성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표조사 결과 유물산포지 225곳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실제 공사가 이뤄져 발굴조사를 거쳐야 할 곳이 166건이었다"며 "현재 102건의 조사가 완료됐고 38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으로 전체 진행률은 84%"라고 전했다.

이어 "발굴조사 결과 실제 유구나 유물이 출토된 곳은 약 20여개소로 조사대상의 10% 정도"라며 "'4대강' 사업지역에서 유구 발견 빈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사업대상지역이 과거에 강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재가 밀집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공원이나 녹지로 조성해 문화재 훼손을 막았고 준설이나 공사가 이뤄지는 곳은 반드시 발굴조사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가령 경남 양산의 물금리 일원은 조선시대 제방인 황산언(黃山堰)의 실체 2.8㎞가 확인돼 유적공원으로 조성하도록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과 등재 잠정목록에 포함된 공주ㆍ부여 역사문화지구의 지정문화재가 '4대강' 사업 등으로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명승지로 지정된 공주 고마나루와 부여 구드레 일원, 사적 427호 왕흥사지와 사적 12호 공주 공산성 등 인근의 '4대강' 사업은 현지 실사와 문화재위원 등의 면밀한 심의를 거쳐 허가했다"며 "사업이 진행되면 수위 상승 등으로 일부 유적이 붕괴ㆍ훼손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청장은 8월 초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 주변의 일부 준설계획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춘천 하중도의 제방공사 역시 문화유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시설을 마련하겠다는 점도 아울러 밝혔다.

이 청장은 "문화재청장으로 부임한 이래 고고학자로서 전문성과 윤리적 기준에 따라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 보존에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