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달 기준금리를 인상, 출구전략에 나선 지 한 달 만에 다시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올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산업생산도 6월까지 12월 연속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된다는 점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경제의 부진에 따른 세계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금리인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양적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도래하는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각하지 않고, 상환되는 금액을 다시 장기 국채 매입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또 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하겠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달 중국 산업생산은 13.4% 늘어나는 데 그쳐 11개월 래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결국 한은의 이번 결정은 국내 경기 회복과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G2의 경제부진에 따라 출구전략을 한 박자 쉬어갈 필요가 있다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은이 내달부터는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준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높은데다, 곡물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고 나면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