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여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당 · 정 · 청 주요 요직에 여연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기 때문이다.

우선 총리로 발탁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1992년 이강두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여의도에 입성,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을 지냈다. 1998년 여의도연구소 실장 자리를 던지고 고향 거창에서 광역의원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고 2002년에는 거창군수에 당선됐다.

김 내정자는 최근 사석에서 "나를 도의원 · 군수 · 도지사로 키운 고향은 한나라당이고, 당에서 내 방은 여의도연구소였다"고 말한 바 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최근 여연 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유임됐지만 이번에 입각하게 된 케이스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를 총괄해왔던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도 여연 출신이다.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여연 소장 출신이고 백용호 정책실장은 부소장을 지냈다. 한나라당 안팎에선 서병수 최고위원이 여연 소장이었고, 보수진영에서 유력 총리감으로 거론됐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여연 소장 출신이다.

당 관계자는 "1995년 2월3일 설립한 여의도연구소는 '한국 최초로 정당연구소'로 출범해 주요 국정과제를 창출하는 정책브레인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개각을 통해 여연 인사들이 당 · 정 · 청에 폭넓게 중용되면서 초선의원들 사이에선 여연을 거쳐야 입각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