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장단체가 늘수록 제도정치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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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장단체를 만드는가 / 클라우스 슐리히테 지음 / 이유경 옮김 / 현암사 / 410쪽 / 1만8000원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내전은 정치 지배계급 일부가 무장단체를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국가기구를 통해 자신들에게 분배되는 자산의 양이 줄고 정치 엘리트 계층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반면 세르비아 의용군은 정부 권력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인종청소' 폭력을 저질렀다. 그들은 군대 같은 조직으로 운용됐고 정부군 수준의 무기를 지급받았다. 필리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갈수록 심해지는 정부의 억압에 맞서기 위해 탄생했다. 정부군의 폭력적 억압은 많은 사람들을 반군으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누가 무장단체를 만드는가》는 전 세계 80개 무장단체에 대한 현장 리서치와 심층 인터뷰를 거쳐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정치 · 사회학적 보고서다. 무장 단체들이 어떤 이유로 조직되고 어떻게 세력을 유지하는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전 세계의 무장단체는 2005년 현재 28개 분쟁 지역에서 332개가 활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정치적 위기에서 결성된 단체들이다.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들이 재원 부족으로 분배 위기에 봉착하거나 정치 폭력이 심각할 때 무장단체들이 발호했다.
무장단체는 고도의 정치적 현상이다. 참여자들은 목적 의식을 갖고 행동한다. 무기를 휘두르기에 앞서 논의와 결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간 지속돼 온 무장 반란이 지구촌 국가들을 심각하게 파괴했다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1945부터 1990년까지 단 하나의 국가도 무장 반란으로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장단체는 제도정치를 해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했다는 얘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누가 무장단체를 만드는가》는 전 세계 80개 무장단체에 대한 현장 리서치와 심층 인터뷰를 거쳐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정치 · 사회학적 보고서다. 무장 단체들이 어떤 이유로 조직되고 어떻게 세력을 유지하는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전 세계의 무장단체는 2005년 현재 28개 분쟁 지역에서 332개가 활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정치적 위기에서 결성된 단체들이다.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들이 재원 부족으로 분배 위기에 봉착하거나 정치 폭력이 심각할 때 무장단체들이 발호했다.
무장단체는 고도의 정치적 현상이다. 참여자들은 목적 의식을 갖고 행동한다. 무기를 휘두르기에 앞서 논의와 결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간 지속돼 온 무장 반란이 지구촌 국가들을 심각하게 파괴했다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1945부터 1990년까지 단 하나의 국가도 무장 반란으로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장단체는 제도정치를 해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했다는 얘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