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 민원실서 친절행정 '필통(feel通) 캠페인'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1동 주민센터에 찾아가면 '박찬호'도 만날 수 있고 '이영애'도 볼 수 있다.

이 주민센터 민원창구 앞에는 직원 이름 아래 애칭이 표기된 이름표가 놓여 있다.

애칭은 배우나 운동선수부터 해리포터, 토끼소녀, 기린, 이슬이, 뿌까와 같은 영화나 만화 캐릭터 이름까지 다양하다.

이름표 밑에는 '재미있게 웃어주세요!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고 불리고 싶은 이름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풍덕천1동 주민센터는 관공서의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민원인과 공감하는 친절서비스를 제공할 아이디어를 구상하다가 직원 애칭과 사진이 인쇄된 표찰을 지난 2일부터 상담창구와 책상 앞에 놓았다.

'박찬호'라는 애칭을 내건 직원 박건양씨는 "민원 처리를 홈런 날리듯 시원하게 해드리고 싶어 애칭으로 골랐다"며 "기억하는 분들이 늘어 보람도 느끼고 더 친절하게 응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총무담당 김혜영씨는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나이트클럽 서비스처럼, 고객이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도록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제는 '저기 뒷줄에 앉아 있는 직원'이라고 부르지 말고 애칭을 불러달라"고 했다.

김정원 동장은 "민원인들이 애칭과 직원 얼굴을 번갈아 보다 '하나도 안 닮았네'라고 웃음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며 "공무원과 주민 사이 문턱이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노미희(43.여)씨는 "한결 친근하고 친절해진 느낌"이라며 반색했다.

용인시는 김학규 시장이 내부행정게시판에 시민체감형 친절행정을 주문한 이후 지난달 19일부터 시구청과 읍면동 등 34개 민원실에서 주민과 감성으로 소통하는 '필통(feel通)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청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원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교대로 현관 앞에서 민원인을 맞고 있다.

읍면동에서는 통장들까지 자원봉사 도우미로 참여한다.

이태용 용인시 주민생활과장은 "친절 서비스의 핵심은 시민과의 소통에 있다"며 "앞으로 언행 하나 하나에도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