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두부 시장 1, 2위 업체인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두부에 기름을 첨가하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CJ제일제당으로, 지난달 중순 배우 고소영이 등장해 "두부는 콩과 간수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기름이 왜 들어가요?"라고 말하는 '행복한 콩 두부' CF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2일에는 보도자료를 내 "CJ제일제당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끓인 콩물을 10℃ 이하로 냉각, 숙성한 후 천연 응고제를 넣어 서서히 중탕하며 두부를 굳히는 냉두유 방식으로 두부를 생산하므로 기름을 넣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부분 포장두부는 끓인 콩물에 바로 응고제를 넣으며 일정한 모양 유지를 위해 콩물과 응고제의 반응 속도를 낮추려 기름을 사용하지만, CJ제일제당은 냉두유 방식으로 국내산 콩을 쓰는 전 제품에 기름을 넣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 것.
이에 풀무원은 "두부에 기름은 극소량이 들어갈 뿐이고 인체에 유해한 것도 아니므로 건강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풀무원은 제조공정 중에 들어가는 기름의 양은 420g당 1g 남짓이며, 각사 제품 포장재 표시 기준으로 지방 함유량은 풀무원이 60g당 2.1g, CJ제일제당이 2.6g으로 오히려 풀무원이 적다고 주장했다.

풀무원은 "만드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지만, 혹시 모를 유해 논란을 피해 가겠다"며 그동안 올리브유와 식물성 유지를 쓰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올리브유 100%로 바꿨다.

양사의 두부 논쟁은 어떻게 만드는 것이 정석이냐는 '전통 제조법'으로도 거슬러 올라갔다.

CJ제일제당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두부는 콩과 간수로만 만든다'는 내용이 있다"며 "앞선 기술력으로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기름을 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풀무원은 "1954년 청구문화사의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을 보면 전통 두부 제조법에 거품이 나는 것을 막으려 참기름이나 돼지기름을 사용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6월 현재 포장두부 시장에서 풀무원이 51.7%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24.3%로 뒤를 쫓고 있으며 대상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8.2%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