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를 빌려 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횡령,배임,주가 조작 등 비리를 저질러 회사가 상장폐지되는 바람에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악덕 기업주들이 대거 적발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코스닥 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 같은 범법 행위를 한 혐의로 20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대검 중수부는 또 전국 13개 검찰청을 통해 30여개 업체를 조사한 뒤 18명은 체포영장을 받아 검거에 나서는 등 60여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 대상 업체 중 상장폐지 업체의 시가총액은 4377억원에 달하며,피해를 본 소액주주만 15만4000여명(지분율 86.5%)에 이른다. 아직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까지 합치면 시가총액은 9900억원,소액주주는 21만여명(지분율 8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인삼제품 제조업체 K사,집중력 향상기기 제조업체 G사,공연기획업체 D사,소프트웨어 개발업체 H사 등 중견기업들도 이들 '기업 사냥꾼'에게 희생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애초부터 기업 경영에는 관심없이 사채 등으로 상장기업을 인수 · 합병한 뒤 회사 자금을 횡령,결국 회사가 상장폐지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